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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되어감의 존재… 궁극적 진리 향해 초월

[박병준 신부의 철학상담] 14. 인간의 초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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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상담에서 초월을 언급할 때 간혹 오해되는 부분은 초월의 의미를 종교적으로 한정해 이해하는 경우다. 그러나 초월의 개념은 철학사적으로 그 뿌리가 매우 깊다.

초월은 이미 플라톤(Platon, 기원전 428/7~348/7년경)의 철학을 통해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것을 지시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그는 「국가」에서 철학의 목표가 감각적인 현상 세계를 넘어 이데아의 진리 세계로의 ‘상승’(아나바시스, ?ν?βασι ς)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초월은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초자연적인 것과 관계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인식의 범위 밖에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사유와 관조를 통해 제약을 딛고 넘어서 궁극적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초월 개념은 중세 철학자들에 의해 더욱 풍요로운 의미를 획득하며 철학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지만, 근대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전반적인 비판을 통해 위기를 맞기도 한다. 특히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이후 초월은 철학에서 주관 밖의 ‘초재성’(超在性)보다는 주관 안의 ‘선험성’(先驗性)을 뜻하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초월을 뜻하는 라틴어 ‘트란셴덴스’(transcendens)는 ‘트란스’(trans, 넘어서)와 ‘스칸데레’(scandere, 오르다)가 결합한 동사 ‘트란셴데레’(transcendere)의 분사형으로 어원적으로 ‘건너감’(수평적 운동)과 ‘오름’(수직적 운동)의 중의적 의미가 함축된 용어다. 즉 ‘어떤 경계나 한계를 넘어서 상승해 감’을 뜻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이런 초월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정신적 존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인간은 정신적으로 세계를 가지며, 세계는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개방되어 있다. 인간의 초월적 경험은 이미 규정된 세계 안에서 세계와 자기를 이해하는 가운데 끊임없이 자기규정을 넘어섬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인간이 규정된 세계 안에 놓여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규정성을 넘어 더 큰 실재의 세계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건너감, 즉 초월이다.

현대의 철학적·인간학적 통찰에 의하면 인간은 그 본질에 있어서 이미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감’의 존재다. 다시 말해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기규정을 통해 자기를 넘어서는 초월의 운동을 한다. 자기완성을 향한 자기실현의 모습이며, 이는 매 순간 진정한 자기로 존재하기 위한 실존적 결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초월의 운동은 형이상학적 통찰에 의하면 근본적으로 모든 존재와 의미 전체의 최종 근거인 절대적 존재에 기반한다. 우리가 실존적 공허를 극복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절대적 존재를 향한 초월의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철학상담의 고유한 방법론으로서 초월기법은 형이상학적 의미의 초월 개념과 철학적 인간학적 의미의 인간 초월성에 기초하고 있다. “자기 자신 외에 상처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os, 55~135년경)의 말처럼 우리의 상처는 대부분 외부가 아닌 자기에게서 비롯된 만큼 자기 변화 없이 영혼의 치유는 불가능하다. 영혼의 치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직된 사고의 틀을 넘어서는 자기 초월의 경험이 필요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자기변형으로 연결되어 자기 존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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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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