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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성지에 대한 쓴소리와 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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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마다 그 성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나 그 뜻을 알아듣기 어렵고 성지 역사를 엮어내는 데 있어 그 성지와 상관도 없는 이름난 순교자를 끌어대고 그 성지에서 특별한 은총이 내린다고 무리한 주장을 합니다.

성지가 순교자의 신앙과 성덕에 젖어 있기보다 신자들을 끌어들여 순교자들은 목숨도 바쳤는데 여러분은 돈도 못 바칩니까? 라고 설교하여 땅 사고 집짓기에만 빠져 있는 게 아닙니까?

  역시 성지는 영혼의 샘입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오면 영혼이 청량해집니다. 한국 성지들은 신자들의 신앙을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순교자 전통을 가르쳐 줍니다. 성지 신부님들은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도와줄 신자도 없어 어렵고 외로우실텐데도 성지 신부님들은 하나 같이 열성적이고 확신에 차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뿌듯하게 합니다. 성지에는 한국천주교회의 보물과 희망이 묻혀 있습니다.

 한국천주교회 창립 이백 주년을 전후로 각 교구는 성지 개발에 노력을 하였다. 이같은 성지 개발은 한국천주교회 신앙의 뿌리를 찾아 더 튼튼하게 자라게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순교자의 신앙은 교회의 모범 중 으뜸이고 참된 신앙의 척도이며 길잡이다.

 요즘같이 다양한 생각과 정서들을 가진 이들이 혼재하는 교회가 참된 신앙의 기준을 찾고자 할 때 그리고 참된 신앙의 열성과 성장을 도모하고자 할 때 순교자 신앙이 그 출발점이 된다.

그것은 한국천주교회가 순교자들 목숨 위에 세워졌고 순교자들이 지금도 교회에 생명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발전은 자칫 외형으로 흐르기 쉽다. 교회가 외형으로 흐른다는 것은 신앙이 흐려지거나 하느님과 가깝지 않은 이들이 교회를 채워 간다는 말도 된다.
 사실 그간 한국 성지들은 순교자의 순수한 신앙을 간직하고 넘쳐흐르는 신앙의 샘 역할보다 토지 매입과 건축 그리고 후원회원 관리에 더 힘쓴 점이 없지 않다.

 가끔씩 순례자들이 툭툭 던지는 쓴소리와 사목자들의 성지에 대한 무관심과 헌금 회수(?)가 성지 사제들을 씁쓸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 성지에는 분명 신앙의 보물과 교회의 희망이 묻혀 있으니 든든하기만 하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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