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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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요한 20,19-31) - 하느님을 만나는 길

이계철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 기도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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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작 ‘토마스의 의심’ 부분, 1634년.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안식일 다음날 저녁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심을 확인시키시고 파견하시며 숨을 불어넣으시면서 말씀하셨다고 전합니다.

이는 마치 창세기(2,7)에 하느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진흙을 빚어 사람의 모상을 만들어놓고 숨을 불어넣으신 것을 떠오르게 합니다. 숨을 불어넣어 주심으로써 제자들은 새롭게 됩니다. 스승의 죽음 앞에 도망쳤던 제자들이었는데 주님의 숨결을 받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포하려 목숨을 내어놓는 사도가 됩니다.

그런데 제자들 중 하나인 토마스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드레째, 즉 일주일 후 주님의 날 같은 장소에 토마스를 포함해 제자들이 모여 있을 때 다시 나타나십니다. 토마스는 예수님께 대한 믿음의 조건으로 내세웠던 눈으로 예수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보고 또 손을 예수님 옆구리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하지만 복음에는 토마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런 방법으로 직접 확인했는지 명확히 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마스가 예수님을 뵙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믿음을 고백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토마스는 믿음을 굳게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과의 만남은 믿음을 굳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만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늘날 우리는 교회 안에 말씀과 성사(聖事)를 통해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점을 염두에 두고 예수님께서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다고 기록한 것 같습니다. 기원후 100년경 요한 복음서가 기록될 당시 교회는 예수님을 직접 뵙지 못한 세례받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이 행복하다”란 말씀은 예수님을 뵙지는 못하였지만 그분을 믿고 그분 가르침을 실천하는 당시 신앙인들이 행복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오늘날 모든 믿는 그리스도인들도 행복하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모든 이들은 하느님을 직접 뵙지 못하지만 하느님을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는 길(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과 같으신 분께서 우리 가운데 오셨으니 그분께서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뵈면 하느님을 뵌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 또한 지금은 직접 뵙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교회를 세워주셨고 교회를 통한 말씀과 성사로 예수님을 기억하고 전례를 행하면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 정성된 성사 생활은 곧 예수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뵙는 길(방법)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보지 않고도 예수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뵙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도 토마스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님이시라 믿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토마스 사도는 후일 인도까지 전교했고 그곳에서 순교했다고 전합니다. 토마스 사도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가장 잘 지켰고, 예수님의 부활을 온몸으로 받아들였으며, 예수님의 제자로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도 복음을 전하라고 세상에 파견되었습니다. 이 사명에 따라 교회 안에서 말씀과 성사를 통해 예수님과 함께하며 하느님 뜻을 세상에 전파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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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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