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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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세관에 있는 마태오를 부르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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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마태오가 처음 만난 장소는 세관이었다. 마태오는 세리였다. 유다인에게 세리라고 하면 창녀에 버금가는 죄인이었다. 세리는 유다인 사회에서는 배척을 받는 직업으로 같은 유다인들에게 두 배 내지 세 배의 세금을 징수하는 등 부당한 이익을 취해서 백성들의 원성을 샀다. 로마제국의 앞잡이와 같은 일을 하는 세리들은 유다인 사회의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세리들을 이방인과 같이 취급했고 겉으로는 내놓고 표현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경멸했다. 당시에 로마의 징세 제도에서 세리들은 미리 담합을 벌여 다음 해의 세금 징수권을 따냈다. 세리로 등용된 이들은 자신이 사용한 돈 이상으로 이익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통행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임산부를 2명으로 간주하는 등 비상식적인 세금 징수로 유다인들은 세리를 이방인 취급하여 ‘개’라고 부르곤 했다. 세리도 돈을 많이 벌고 호의호식했지만, 마음속에는 평화가 없었다. 


인간에겐 돈과 재물보다도 중요한 것이 많다. 명예와 평화로운 마음을 회복하고 싶은 것은 인간 모두의 본성이다. 마태오도 적당히 법을 이용하여 재물을 많이 축적했던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진정한 친구나 지인보다 돈으로 얽혀있는 인간적인 만남이 많았을 것이다. 마태오는 주변 유다인이 자신을 도둑과 개처럼 멸시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죄인들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들은 터였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저 다른 보통 사람들과 동등하게 대해주시며 손을 내밀어 주셨다. 전혀 새로운 만남에 감동한 마태오는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사도들의 명단 속에는 항시 마태오라는 이름이 들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태오 복음서만이 세리 출신의 제자를 특별히 부각시키고 있다.(10,3 참조) 마태오 복음서는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다인들을 위해 쓰였다. 마태오 복음서는 ‘팔레스티나 복음서’로 간주될 만큼 팔레스타인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는 교리서와 같은 책이다. 마태오 복음서는 그 선교의 대상이 되는 유다 세계와 유다 문화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집필연대는 내적 특성을 고려하여 마태오 복음서는 서기 70년 예루살렘 함락 이후 10여 년이 지난 80~85년에 결정적으로 편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화에서 마태오는 성경(에제 1,10; 묵시 4,7)에 언급된 ‘네 생물’에서 유래한 상징에 의해 날개 달린 사람, 다시 말해 천사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것은 마태오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로 복음서를 시작한 것에 대해 리옹의 주교이자 교부인 이레네오 성인이 그리스도의 인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마태오는 세리였던 경력으로 인해 은행원과 경리, 회계사와 세무 직원들의 수호성인이 되었고, 교회 미술에서도 장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표현되기도 한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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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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