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콘클라베를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단은 5월 7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추기경단은 같은 날 오후 4시30분 바오로경당에서부터 시스티나경당까지 장엄행렬을 할 것이라고 4월 29일 교황청이 밝혔다. 첫 콘클라베는 장엄행렬 이후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간으로 7일 자정 경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4월 21일 사도좌 공석이 된 날을 기준으로 투표권을 갖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은 135명이다. 이 가운데 추기경 2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게 돼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은 133명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업무상 횡령 혐의로 2023년 바티칸 법원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탈리아 출신 안젤로 베추 추기경이 4월 29일 “나의 무고함을 확신하지만 콘클라베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추기경 수는 132명으로 줄어들었다.
베추 추기경은 당초 참가 의사를 드러냈지만 교황 선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자 서면 발표를 통해 참가 포기를 선언했다. 4월 29일 열린 추기경단 제6차 전체회의에도 베추 추기경의 콘클라베 불참 사실이 보고됐다.
추기경단은 콘클라베를 앞두고 매일 모임을 갖고 있다. 4월 29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4일째 추모미사를 봉헌하며 새 교황의 자격에 대해 묵상했다.
추모미사에서 성 베드로 대성당 수석사제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은 “진실한 제자의 모습은 그리스도인들이 외우는 신경이나 그들이 알고 있는 신학에 의해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에 의해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이 주시는 기쁨에 참여하는 것은 신앙이나 교리 지식을 말하거나 전례에 참여한다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형제자매 중 가장 작은 이들의 존재에 질적으로든 양적으로든 관심을 기울일 때에 보장된다”고 밝혔다.
감베티 추기경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최후에 심판하실 때는 지식이나 지위가 아닌 배고픈 사람, 이방인, 병자 그리고 갇힌 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동을 보고 판단하신다”고 강조했다. 감베티 추기경이 다른 추기경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차기 교황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질이 무엇인지를 묵상하면서 나온 것이다.
콘클라베에 관한 영구적인 비밀 준수 서약은 투표권을 갖는 추기경들은 물론 콘클라베 진행에 관계하는 교황청 직원들도 하게 된다. 교황청은 4월 29일 발표에서 직원 서약식은 5월 5일 바오로경당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바오로경당은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경당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서약식에는 엘리베이터 작동 관리자, 의사, 운전사, 요리사, 세탁소 직원 등이 참여한다. 콘클라베 기간 중 추기경들이 시스티나경당과 숙소인 성녀 마르타의 집을 오가는 동안 교황청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원들의 보조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