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7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예수님의 믿음직한 제자들, 야고보와 요한

[저는 믿나이다] (26) 야고보와 요한 사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야고보와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예수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은 사도들이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들을 ‘교회의 기둥들’이라고 불렀다. 루벤스 작 ‘야고보 사도’(왼쪽) ‘요한 사도’, 1612년/1611년, 스페인 프라도미술관.


야고보와 요한 사도는 베드로·안드레아와 함께 예수님의 첫 제자들입니다.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와 어머니 살로메 사이에서 태어난 형제입니다.(마태 27,56; 마르 15,40; 16,1 참조) 그들은 베드로·안드레아와 함께 고기잡이하던 어부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로 삼기 위해 찾아갔을 때 그들은 아버지와 삯꾼들과 함께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습니다.(마태 4,18-22; 마르 1,16-20) 아버지가 삯꾼을 부릴 정도이고, 어머니가 예수님의 시중을 들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갈릴래아 지방 일대를 따라다닌 것(마태 27,55-56)으로 보아 처가에 얹혀 살던 베드로에 비해 경제적으로 집안 형편은 더 나은 듯합니다. 살로메는 자식의 성공을 바라는 아주 현실적인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께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21)라고 거침없이 청탁했지요.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 열두 사도를 뽑으실 때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새 이름을 주신 것처럼 야고보와 요한에게도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주십니다.(마르 3,17) 우리말로 ‘천둥의 아들들’이란 뜻입니다. 성경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이 이름을 그들의 격정적인 기질을 드러낸 표현으로 해석합니다. 실제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해 사마리아의 한 마을에 들어가셨을 때 그곳 사마리아인들이 주님을 맞아들이지 않자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라는 과격한 말을 내뱉을 만큼 성격이 불같았습니다.(루카 9,51-56)

야고보와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타볼산에서 주님께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시는 것을 목격한 제자입니다.(마태 17,1-9; 마르 9,2-10; 루카 9,28-36) 또 주님께서 수난 전날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마태 26,36-46; 마르 14,32-42; 루카 22,39-46), 그리고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실 때(마르 5,35-43) 이들 셋만 따로 데려가셨지요. 이처럼 야고보와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예수님의 가장 믿음직한 제자였을 뿐 아니라 가장 사랑받은 제자였습니다.



대 야고보

형인 야고보는 주님의 사도 가운데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구분하기 위해 ‘대(大) 야고보’라 부릅니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셨을 때 함께 있었습니다.(요한 21,2) 또 그는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 예루살렘의 이층 다락방에서 사도들과 함께 성령이 오시길 기도하며 생활했습니다.

그는 유다 이스카리옷을 대신할 마티아를 사도로 뽑는 데 있었으며, 오순절에 성령을 받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했습니다.(사도 1─2장) 그는 스테파노의 순교를 시작으로 예루살렘 교회가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할 때에도 다른 사도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사도 8,1-2) 그는 유다인의 환심을 사려고 교회를 박해했던 헤로데 아그리파 1세 임금에 의해 44년께 순교합니다.(사도 12,2)

교회 전승에 따르면 그는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 그리고 스페인에서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다 유다 지방으로 돌아왔다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시신은 그의 제자들이 스페인 서북부 지방 들판에 매장했다고 합니다. 이후 그의 무덤이 무슬림들의 침입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9세기 무렵 별빛이 쏟아지는 들판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고, 그 위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이곳이 바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입니다.



요한

요한 사도는 베드로·안드레아·형 야고보와 함께 언제나 첫 자리를 차지합니다. 마르코 복음서에는 시몬과 야고보에 이어 세 번째(마르 3,17)로,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에서는 베드로·안드레아·야고보에 이어 네 번째(마태 10,2; 루카 6,14)로 나옵니다. 사도행전에는 베드로 다음으로 요한이 언급됩니다.(사도 1,13) 이는 요한이 열두 사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을 잘 드러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총애를 받은 사도였습니다. 그는 예수님 지시에 따라 베드로와 함께 파스카 음식을 준비했고(루카 22,8), 예수님의 가슴에 기대어 마지막 만찬을 했습니다.(요한 13,23; 21,20) 또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 마리아를 요한에게 맡기십니다.(요한 19,27) 아울러 요한은 예수님의 무덤이 비었다는 소식에 제일 먼저 무덤으로 달려갔고(요한 20,5),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 나타나셨을 때 가장 먼저 알아보고 베드로에게 알려줬습니다.(요한 21,7)

요한은 형 야고보와 달리 겸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쓴 복음서에서 단 한 번도 ‘요한’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말은 예수님께서 그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아울러 요한이 주님의 사랑을 얼마나 확신했는지를 잘 알려주는 표현입니다.

성령 강림 후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교회 지도자로 전면 등장합니다. 그는 베드로와 함께 예루살렘 성전에서 불구자를 고쳐주고(사도 3,1-10), 최고의회에서 담대한 설교로 복음을 전합니다.(사도 4,1-22) 이에 바오로 사도는 베드로와 야고보·요한 사도를 “교회의 기둥”(갈라 2,9)이라고 인정합니다.

요한 사도는 파트모스 섬에서 유배 중에 묵시록을 썼고(묵시 1,9), 유배에서 풀려난 후 에페소에서 성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트라야누스 황제 치세인 100년께 선종했다고 합니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5. 7

민수 6장 25절
주님께서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