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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생애 내내 하느님 가까이 머물렀던 소년

[인터넷의 수호성인 카를로 아쿠티스] (1) 아쿠티스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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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품에 안긴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모습. 출처=「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


“제 삶의 모든 계획은 언제나 예수님 가까이에 머무는 것이에요.”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의 삶은 이 말로 요약됩니다. 15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깊고 진실하게 하느님을 사랑했고 이웃 사랑을 실천한 소년입니다. 지난 4월 27일로 예정된 시성식이 프란치스코 교황님 선종으로 미뤄졌는데, 5월 7일 시작된 콘클라베로 선출될 새 교황님의 1호 시성의 주인공이 바로 카를로일 것입니다. 밀레니얼 첫 성인, 디지털 사도, 또래 사도. 이 별칭들처럼 그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세대에게 친숙하면서 다른 모든 세대에게도 영감을 주는 복자입니다.

카를로는 1991년 5월 3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지만 곧 이탈리아로 되돌아가 밀라노에서 일생을 보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는 네 살에 혼자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일곱 살에는 밀라노 근교 페레고의 한 수도원에서 통상적인 나이보다 이르게 첫영성체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카를로는 매일 미사에 참여하며 성체를 모셨고, 매주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컴퓨터·축구·동물을 좋아하는 보통 어린이면서도, 감실 앞에 즐겨 머물며 기도하고 성모님께 자신을 내맡기는 특별한 면모를 지닌 아이였습니다.

그의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디지털 사도, 디지털 기술을 통한 복음 선교입니다. 중학생 때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2년 반 동안 전 세계 136곳의 성체 기적을 정리한 웹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사이트는 그의 사후에도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여전히 전 세계 순회 전시와 여러 언어로 출판되어 전해집니다. 그는 성모 발현, 천사, 천국과 연옥에 대한 자료들도 웹에 모아 더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려 노력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원본으로 태어나지만, 많은 이가 복사본으로 죽습니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카를로는 모든 이가 오직 하느님 안에서만 온전한 자기를 찾아 원본으로 살 수 있다는 자신의 통찰을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길을 통해 모든 이에게 알렸죠.

하지만 그의 삶은 갑작스럽게 멈추어야 했습니다. 웹사이트를 공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를로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교회와 교황님을 위하여 자신의 고통을 봉헌하며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였고, 2006년 10월 12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날은 그의 축일이 되었습니다.

카를로는 짧지만 심오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이 사실을 주목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8년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에서 카를로의 삶을 그 본보기로 제시하며 말씀하셨지요. “디지털 세상에서도 창의력과 천재성을 보여주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렇습니다. 카를로는 디지털 세상 안에서 잊히지 않고 살아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그가 걸었던 거룩함의 길을 일상 안에서 우리도 걸어가는 일입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어지럽혀진 세상 안에서 어떻게 예수님 가까이 머물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친구들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카를로가 묻고 있습니다.



※수호성인은 하느님 앞에서 변호인이자 특수한 장소나 지역, 수도 가족의 보호자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인들 또는 복자들을 가리킨다.

 


유소영(체칠리아)

주교회의에서 근무하며 교황 담화를 비롯한 교회 문헌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역서에는 「알로이시오 신부」 「돈과 권력」 「기도하는 교회」(출간 예정), 카를로 아쿠티스 복자가 모은 성체 기적을 옮긴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이 있으며 아쿠티스 전기를 번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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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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