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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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위에는 생명에 대한 책임 따른다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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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피임약은 생리 주기를 변화시킨다. 그러나 100 완전한 피임은 없으며, 성행위에는 언제나 생명에 대한 책임이 수반된다. OSV

제6장 인간 생명의 시작과 탄생, 자녀의 출산1

전개 5. 피임과 낙태

1) 피임은 어떤 것인가요?


출산 조절의 방법으로 흔히 피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피임이 과연 부부와 성행위의 인격적 의미를 보존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임은 그 명칭이 말해 주듯 ‘임신을 피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피임은 단지 소극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에서 피임을 가리키는 ‘contraception’의 접두어 ‘contra’는 ‘~을 거슬러’, ‘~을 대항하여’라는 뜻을 가집니다. 곧 ‘contraception’에는 임신을 거스르는, 또는 임신에 대항하는, 또는 생명의 잉태를 거부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피임은 ‘임신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진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약물 복용이나 기구 사용 등의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피임은 단순히 임신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을 거부하는 분명한 의도가 담긴 적극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피임법을 그 방식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호르몬 방식 : 여성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호르몬 성분이 있는 도구를 몸에 붙이거나 심어, 위에서 언급한 생리 주기를 변화시킵니다. 그렇게 난자의 배란이 일어나지 않게 억제하여, 남성의 정자가 여성의 몸으로 들어가더라도 수정이 일어나지 않게 합니다.

② 차단벽 방식 : 콘돔을 사용하여 남성의 정자가 여성의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합니다.

③ 질외사정 방식 : 사정이 일어나기 전에 성행위를 중단하고 여성의 몸 밖에서 사정합니다.

④ 착상 차단 방식 : 호르몬 성분이나 기구를 이용하여 이미 수정된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으로, 이것은 피임이 아니라 낙태 작용을 일으킵니다.

2) 피임에 대하여 생각할 것은 무엇인가요?

① 완전한 피임은 없다. 위에서 살펴본 피임 방식들은 성행위가 지향하는 생명의 잉태를 가로막는 것이지만, 어떤 피임도 100 완전한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피임법을 사용하더라도 생명 잉태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성행위에는 생명에 대한 책임이 언제나 수반됩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피임하였더라도 성행위 뒤에 임신에 대한 심적 부담을 무겁게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곧 성행위와 생명의 잉태는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절 없이, 단지 피임법으로 생명의 잉태만을 가로막으려는 태도는 적절하지 못합니다.

② 피임약의 작용과 몸의 도구화. 여성의 생리는 건강한 여성일수록 일정한 주기로 진행되며, 배란 또한 이 주기를 따릅니다. 만일 어떤 여성의 생리가 늦어지거나 배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여성은 의사의 진료를 통하여 자신의 몸에 생긴 문제를 인식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성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배란이 일어나지 않게 만들어 여성의 생리 주기를 흔들어 놓습니다. 이 약은 여성의 건강을 해칩니다. 그렇다면 여성의 몸을 이렇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그것이 임신의 부담을 배제한 채 단지 성행위를 위한 것이라면, 여기서 여성의 몸은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한 일치의 행위를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라 단지 성행위의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③ 사랑의 언어를 조각냄. 남자와 여자의 성행위는 사랑의 언어라고 말합니다. 성행위에서 주고받는 사랑의 언어는 ‘남김없이 내어 주는’ 선물의 언어입니다. 남녀의 사랑이 충만한 것이 되려면, 서로에게 자신을 남김없이 내어 주는 사랑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피임의 경우, 생명의 잉태를 가로막는 행위가 개입됩니다. 그렇게 하여 온전한 일치가 가로막히고, 온전한 내어줌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의 언어는 충만함을 담지 못하고 부분적인 것이 되고 맙니다.

④ 책임 있는 사랑의 약화. 성행위에는 두 사람이 함께 짊어지는 공동 책임이 두 가지 있는데, 그것은 인격적 사랑을 보존할 책임과 생명의 잉태에 대한 책임입니다. 성행위와 생명의 잉태가 분리되지 않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책임과 생명에 대한 책임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피임을 통하여 성행위와 생명의 잉태를 완전히 분리한다면, 그래서 생명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벗어버린 성행위를 한다면, 그만큼 성행위를 조절할 필요성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곧 언제든지 욕구가 일어날 때 성행위를 하려고 할 것이며, 그만큼 상대의 몸과 마음을 고려하여 성행위를 삼가는 배려의 힘은 약화될 것입니다. 이런 우려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표현됩니다.

“피임 행위가 습관이 된 남성이 여성에 대한 존중을 잃어버리고, 더 이상 여성의 신체적·심리적 균형을 돌보지 않으며, 여성의 사랑과 존중을 받는 동반자가 아니라 단순히 이기적인 유희의 도구로 여기게 된다는 것도 우려할 만합니다.”(바오로 6세, 「인간 생명」, 17항)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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