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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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부활 제5주일 - 그리스도인의 사랑법

이계철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좌 기도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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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교회에 주신 새 계명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긴 고별사(13-17장) 안에서 예수님 공생활의 결론에 해당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십계명을 하나의 근본 계명으로 정리해 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13,34-35)

예수님의 제자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사랑의 새 계명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새 계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이라 말씀하셨지만, 언뜻 보면 새롭지도 특별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당시 그리스 현자들도 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쳤고, 구약성경에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나옵니다.(레위19,18) 유다인들도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새 계명은 어떤 면에서 새로운 것일까요?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박해하는 사람들과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미워하고 해를 입히는 이를 위해서도 기도하는 사랑이셨습니다.(마태 5,44; 루카 6,35) 예수님께서는 이 사랑을 위해 당신 목숨까지 내어놓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에 근거하였습니다. 이 점이 세상이 말해왔던 사랑과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의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새 계명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새 계명에 대해, 사랑의 대상과 사랑의 방법과 사랑의 결과로 나누어 말씀해주십니다. 이에 따라서 복음을 묵상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사랑의 새 계명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의 대상은 일부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오늘 복음 이전의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사랑하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셔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십니다. 그 안에는 배반자 유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랑의 새 계명에는 유다는 물론 모든 원수까지 그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 계명의 사랑은 모든 이를 그 대상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은 목숨까지 내어놓는 사랑입니다. 인간을 위해 수난과 고통과 죽음까지 기꺼이 내어놓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 방법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방법으로 새 계명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사랑의 결과는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하느님을 알리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세상의 사람들도 사랑하며 살지만 자신을 더 사랑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조건 없이 사랑하고서 자신은 잊히고 오로지 하느님만 드러나시게 하는 사랑입니다.

정리하면 하느님의 사랑은 원수까지 포함한 모든 인류를 향한 드넓은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목숨까지 내어주는 깊은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 없는 끝없는 사랑입니다. 그렇게 당신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고 새 계명을 주십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함으로써 주님 사랑의 증거자가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이 우리 안에 완성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것처럼 목숨까지 내어놓을 만큼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이계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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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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