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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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지만 부르심 받은 마태오와 불신의 아이콘 토마스

[저는 믿나이다] (28) 마태오·토마스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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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는 마태오 사도를 ‘레위’라고도 하고, 토마스 사도를 헬라어로 ‘디디모스’ 곧 ‘쌍둥이’라고 부른다. 루벤스 작 ‘ 성 마태오와 토마스 사도’, 1611년,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마태오 사도

마태오 사도는 세리 출신으로 마태오 복음서 저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태오는 우리말로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마태오 사도는 열두 사도 명단에서 7번째(마르 3,18; 루카 6,15) 혹은 8번째(마태 10,3; 사도 1,13)로 거명됩니다. 그런데 마르코와 루카 복음서는 마태오를 열두 사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신 세리의 이름을 ‘레위’(마르 2,14; 루카 5,27)로 적어놓았습니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당연히 세리 마태오를 주님께서 부르시는 것으로 나오지요.(9,9)

이에 세리 마태오와 레위는 다른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게 일반 견해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은 두 이름을 갖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도 시몬에게 ‘케파’ 곧 ‘베드로’라는 새 이름을 주셨지요. 또 바르톨로메오와 나타나엘이 같은 인물일 것이라는 견해도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에서 중풍 병자를 고치신 후(마태 9,1-8; 마르 2,1-12)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세리 마태오(레위)를 제자로 부르십니다. 이는 마태오 사도가 카파르나움에서 로마의 세금 징수원으로 일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해 줍니다.

‘세리와 죄인들’(마태 9,10; 루카 15,1), ‘세리와 창녀들’(마태 21,31)이 복음서에 여러 차례 언급되듯이 당시 유다인들은 세리를 상종 못할 인물로 멸시했습니다. 그들은 세리를 ‘인색한 사람의 전형’(마태 5,46)으로 여겼고,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하는 자’(루카 18,11)로 간주했습니다. 당시 세리들이 세금을 부당 징수해 착복하는 경우가 많았고, 로마 제국을 위해 일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상종하길 꺼리는 세리를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이 부르심을 받자마자 마태오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루카 5,28)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또 주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 잔치도 엽니다.(마태 9,9-13 ; 마르 2,13-17 ; 루카 5,27-32)

예수님께서는 유다 사회 전체가 죄인 취급한 세리를 통해 하느님 은총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3)고 밝히십니다. 또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10-14)를 통해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전승에 따르는 성령 강림 이후 그는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히브리어로 복음서를 쓰고, 마케도니아·파르티아·시리아·카스피해 남쪽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선교했다고 합니다. 그는 카스피해 남쪽 에티오피아 또는 페르시아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또 ‘칼에 찔려’, ‘화형에 처해져’, ‘돌에 맞아’ 순교했다고 합니다. 그의 성해는 이탈리아 살레로노 대성당에 안치돼 있습니다.



토마스 사도

토마스 사도는 열두 사도 명단 가운데 공관 복음에서는 마태오 사도 다음에(마태 10,3; 마르 3,18; 루카 6,15), 사도행전에서는 필립보 사도 다음에 나옵니다.(1,13) 요한 복음서는 토마스 사도를 ‘쌍둥이’라고 밝힙니다.(요한 11,16; 20,24; 21,2) 그러나 누구와 쌍둥이인지, 왜 쌍둥이인지는 언급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티베리아 호숫가에 나타나셨을 때에 토마스가 시몬 베드로와 나타나엘,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 역시 갈릴래아 출신이었을 것입니다.(요한 21,2)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께서 라자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되살리러 베타니아로 가실 때 동료 제자들에게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라고 말합니다.(요한 11,16) 예수님과 함께 죽음을 받아들이려 했던 그의 굳센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마지막 만찬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하시자 토마스 사도는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합니다.(요한 14,4-5)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아버지 하느님께로 가시는 길을 일깨워주시지요.(요한 14,6)

토마스 사도는 또 예수님 부활을 의심한 사도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요. 그는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믿지 못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여드레 후 동료 제자들과 자신 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보고선 토마스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지요.(요한 20,27) 이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토마스 사도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20,29)

토마스 사도와 관련한 요한 복음서의 내용은 그가 의심이 많고 소신을 굽히지 않지만 일단 승복하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승으로는 토마스 사도는 인도에 가서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인도 말라바르 지방에서 7개 교회를 세우고 72년 3월 마드라스 북쪽 밀라포레에서 순교했다고 합니다. 그의 성해는 4세기에 에데사로 옮겨졌다가 이탈리아 오르토나에 안장됐다고 합니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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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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