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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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부활제6주일·청소년주일- 사랑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이계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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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십자가 수난 죽음에 앞서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가운데 일부입니다. 부활 시기에 어울리지 않는 복음이라 생각되지만 이어지는 주님 승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을 앞두고 의미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아버지께 가신다는 예수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의 마음이 산란해지고 겁을 낼까 봐 “우리가 함께 살 것이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라며 다독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 그 ‘일’(29절)이 일어나자(십자가에 돌아가시게 되자) 제자들은 마음이 산란해졌고 겁을 내며 달아났으며 무서움에 문을 잠그고 숨기까지 합니다. 아버지께 가신 영광스러운 ‘그 일’이 제자들의 눈에는 그저 끔찍한 십자가 처형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랬던 제자들이었는데, 부활 이후 성령께서 내려오시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도들로 바뀝니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실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전제 조건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23절)이라 하신 대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쉽고 흔하게 사랑을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공허한 말장난이 아니라 책임이 따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사랑하십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예수님을 향해 그리워진다거나 보고 싶다거나, 애태우며 눈물 흘린다거나 하는 등 사랑의 감정 없이 그저 덤덤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어느 때가 되거나, 어떤 장소에 가거나, 어떤 누군가와 나누었던 아름다운 추억은 쉽게 떠올리는데 예수님께는 별다른 애틋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신앙 안에 수없이 사랑을 말하면서도 예수님과의 진정한 사랑의 관계는 맺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주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인간을 참으로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정도로는 주님을 사랑하기에 부족합니다.

많은 경우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사랑하는 대상이 원하는 것을 행하기보다 내 입장에서의 사랑을 합니다. 그를 사랑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에 그를 만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 자신을 위하고 사랑하면서, 나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를 사랑하면 내 말(계명)을 지킬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라며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과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기준을 명확하게 구분하십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예수님께서 원하고 바라시는 일을 할 것이며,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예수님 말씀에는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루카 10,27-28)임을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느님 말씀을 실천해야 하며, 이는 구체적으로 이웃 사랑을 통해 드러내야 하고, 그럼으로써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이 안에 깃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계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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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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