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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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성모성지에서 싹튼 성모 신심

[인터넷의 수호성인 카를로 아쿠티스] (4)성모님 사랑의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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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아쿠티스가 어린 시절 본당 활동을 하면서 손에 묵주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www.carloacutis.com


5월은 계절의 여왕이며, 하늘과 땅의 여왕이신 성모님의 달입니다.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온 누리의 임금님이신 것처럼 하느님 뜻에 “예”(fiat) 하고 응답하며 그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심으로써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구속 사업에 유일무이한 방식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우리의 여왕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자애로이 보살펴주시며 우리 구원을 간구하시는 분입니다.

카를로는 일찍부터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성모님은 제 삶의 유일한 여인” “성모님과 만나는 묵주기도 시간은 하루 중 가장 로맨틱한 시간” “묵주기도는 성체성사 다음으로 악마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천국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사다리”까지. 그의 일기장에서 엿볼 수 있는 깊은 성모 신심의 표현들입니다.



성모 신심의 시작

카를로의 성모 신심 씨앗은 아기 때 그를 돌봐주던 폴란드 소녀 베아타 스페르친스카에 의해 뿌려졌습니다. 그리고 다섯 살 때 부모님과 함께 폼페이에 있는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지’를 방문하면서 첫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성지는 그의 외증조할머니와도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외증조할머니는 그곳에서 결혼했고 결혼식 날 성모님께 평생 묵주기도를 바치겠다고 약속했기에 폼페이 성모성지에 깊은 애정을 품었습니다.

성모님과 묵주기도에 대한 카를로의 사랑은 날로 자라났습니다. 카를로는 폼페이 성모님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특히 살레르노 지방 바닷가에 있는 외할머니댁을 찾는 여름방학이면 꼭 이 성지에 들러 기도했습니다. 폼페이 성모성지는 19세기 말 묵주기도의 사도 바르톨로 롱고에게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곳입니다. “진정 구원받기를 원한다면 묵주기도를 널리 전하여라. 이것이 나의 약속이다. 누구든지 이 성지를 알리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는 성모님 말씀을 듣고 회심한 롱고 복자는 이곳에 성지를 세우고 평생 묵주기도 신심을 전했습니다.

대성전 제대 위에는 묵주기도의 성모 성화가 모셔져 있습니다. 이 성화에서 성모님 무릎에 앉아 계신 아기 예수님은 성 도미니코에게, 성모님 자신은 시에나의 성 카타리나에게 묵주를 건네주고 계십니다. 오늘날에도 이 성화는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카를로 아쿠티스의 성모 신심은 놀라웠다. 그가 만든 '성인이 되는 법' 키트에는 “주님과 성모님 앞에서 자주, 다른 이를 돕기로 결심하고 약속하기”라고 적혀 있다. 출처=www.carloacutis.com



묵주기도와 은총

카를로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자 폼페이 성모님께 자주 기도드렸습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사람들을 보고 매우 걱정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했고, 이를 통해 많은 은총이 베풀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병을 앓고 있을 뿐만 아니라 40년 넘게 성당에 나가지 않던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카를로의 끊임없는 기도로 마침내 그녀는 건강을 회복하고 회개해 매일 미사에 참여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카를로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어머니와 대화하듯 성모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날은 성모님을 부르는 카를로의 소리를 들은 어머니가 착각해 대답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관해 카를로의 어머니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카를로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총 일곱 번, 폼페이 묵주기도의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맡겨드렸습니다. 마지막 기도는 10월 첫 번째 주일, 카를로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이었어요. 우리는 함께 폼페이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드렸죠. 카를로는 성모님께 우리 가족이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죽은 뒤 연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응답받은 기도

카를로가 세상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어머니는 그 기도가 응답받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몬테 산탄젤로로 순례를 떠나 성지에서 마지막 미사에 참여한 뒤 그의 어머니는 성 미카엘 천사상이 있는 제단 앞에 남아 기도했습니다. 카를로를 생각하며 그가 예수님과 함께 천국에 있는지 궁금해하자마자 어머니 안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카를로는 천국에 있고, 너는 그 약속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카를로의 어머니는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훗날 어머니는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은 신부님들이 제 아들에 관한 꿈을 꾸었고, 그가 연옥을 거치지 않고 곧장 천국에 갔다는 것을 제게 확신시켜 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흥밋거리로 넘쳐납니다.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콘텐츠가 우리 시간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그럴 때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우리 삶의 가장 윗자리에 두어야 할지 그의 삶에서 배웁시다.





유소영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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