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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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소홀했던 어머니를 변화시킨 소년

[인터넷의 수호성인 카를로 아쿠티스] (7) 성체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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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뉴욕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의 어머니 안토니아씨가 아들의 생전 성체 신심을 전하는 강연에 참석한 신자들이 아쿠티스 액자를 든 채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복자의 성체 신심을 기리며 성체조배에도 임했다. OSV



성체와 십자가

‘성체성사’(Eucharistia)는 본래 ‘감사’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합니다. 이 감사의 전례가 세워진 것은 예수님께서 빵과 포도주를 들고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눠 주신 때입니다. 또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 이는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하는 성찬 제정과 축성을 통해 인류를 대신하여 당신 자신을 십자가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희생이 재현됩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 업적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자신도 온전히 봉헌합니다.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는 성체와 십자가가 ‘같은 말’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십자가 죽음에서처럼 성체 안에서도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순수한 사랑을 보았기에, 그는 주님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카를로에게 성체성사가 없는 날은 마치 태양도, 빵도, 웃음도, 휴식도 없는 날과 같았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말씀과 성체조배

카를로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말씀을 자주 묵상했습니다.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어좌에서 내려와 동정녀의 태 안에 드신 때처럼 날마다 당신 자신을 낮추십니다. 그분께서는 날마다 겸손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 그분께서는 실제로 육(肉) 안에서 거룩한 사도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셨듯이 지금도 축성된 빵 안에서 우리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그들은 육신의 눈으로 그분의 육신만을 보았지만 영의 눈으로 그분을 보고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믿었습니다. 그들처럼 우리도 육신의 눈으로 빵과 포도주를 볼 때, 그것이 참되고 살아 있는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몸과 피임을 보고 또 굳게 믿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을 믿는 이들과 함께 계십니다. 그분께서 몸소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고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카를로는 아시시와 베르나 성지에서 배운 대로 성체조배를 통해서도 주님을 만났습니다. 침묵 안에서 드리는 성체조배 때 영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카를로는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희미한 빛이 어두운 방에 들어오면 공기 중의 먼지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어요. 달이 빛을 반사하는 것처럼, 빛줄기에 닿은 먼지 알갱이들은 사방에서 빛나죠. 우리 영혼도 마찬가지예요. 성체조배를 하면서 성체에서 나오는 빛에 감화되면 우리 영혼의 모든 ‘먼지’, 영혼을 더럽히고 거룩함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그 먼지들을 볼 수 있게 돼요.”

미사 앞뒤로 감실 앞에 머물러 성체를 공경하면서 카를로는 점점 더 ‘순한 어린양’으로 다듬어졌습니다. 또 하느님 뜻에 항상 ‘예’라고 응답하는 침묵의 지혜를 배워갔습니다. 모든 성인과 위대한 이들이 그러했듯, 카를로도 침묵 안에서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찰과 묵상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침묵의 학교’에서 자라났습니다.


부모를 당황하게 한 질문들

카를로는 식사 때마다 아버지와 신문에서 읽은 기사를 두고 생각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성경과 교리에 관해서도 부모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신앙에 관한 호기심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카를로의 어머니는 회상합니다. “저는 말하자면 카를로의 비서였어요! 카를로는 네 살 때부터 이미 신앙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거든요.” 카를로의 질문은 점점 깊이를 더해갔고, 신앙생활에 수동적이던 어머니는 처음엔 그 질문들이 어렵고 당황스럽기만 했답니다. 그러나 친정 아버지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여의면서 아들이 묻던 천국과 연옥에 대한 질문들이 진지한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렇게 카를로의 믿음은 차츰 부모의 신앙을 일깨워 가족 모두를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카를로의 어머니는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오늘도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의 삶과 영성을 전하고 많은 이를 성체성사의 삶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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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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