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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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하려는 것도 데이트 폭력입니다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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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제작한 ‘데이트 폭력’ 일러스트.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틀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행위는 관심과 배려가 아니라 폭력이다. ChatGPT 활용해 제작

제8장 사랑을 무너뜨리는 장애물

전개 1. 데이트 폭력


데이트 관계에서, 곧 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거나 만난 적이 있는 관계, 넓게는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한국 여성의 전화’가 만든 「데이트 폭력 대응을 위한 안내서」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은 “폭언과 욕설, 행동에 제약을 가하며 감시와 통제를 하는 것,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 친구와 가족 등 주변 사람을 위협하는 것, 성관계 사실과 데이트 비용을 빌미로 만남을 강요하고 협박하는 것, 그 밖에 정신적 괴롭힘·갈취·강제 추행·강간·폭행·가택 침입·상해·감금·납치·살인 미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데이트 폭력을 구체적인 유형별로 살펴보겠습니다.

① 상대방을 ‘통제’하려 함.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하기, 옷차림을 제한하기, 상대방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게 하기, 일정을 통제하고 간섭하기, 휴대전화·전자 우편·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자주 점검하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틀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행위는 관심과 배려가 아니라 폭력입니다.

② 언어적·정서적·경제적 폭력.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 위협을 느낄 정도로 소리 지르기,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너 때문이야”라고 비난하기,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하여 악의에 찬 말을 쏟아내기, 상대방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비난하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③ 세게 밀치거나 팔을 비틀고, 뺨을 때리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신체적 폭력.

④ 성적 폭력. 상대방의 의사에 상관없이 가슴·엉덩이·성기 등을 만지는 행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몸을 만지거나 애무를 하는 행위, 상대방의 기분에 상관없이 키스하거나 상대방이 원하지 않은 성관계를 강요하는 행위 등이 포함됩니다.

일반적인 성폭력과 달리 데이트 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기에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보다 연인 간의 ‘사랑싸움’ 정도로 간주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신체적 폭력 이외에는 자신의 피해 경험을 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피해자가 분노를 느꼈음에도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이 은폐되거나 정당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데이트 폭력은 공적 체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범죄임에도 많은 경우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법 제도보다 친구·동료·선후배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주변에서도 데이트 폭력을 사적인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자신이 데이트 폭력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 먼저 가족·친구·상담소 등 믿을 만한 사람이나 기관을 찾아 도움을 청하고, 필요하다면 경찰에 신고하여 신변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나아가 사법 제도를 통하여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관계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강요나 통제, 심리적 압박을 가해서는 성숙한 인격적 관계를 형성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 상황을 인식하게 되면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트 폭력 가해자 연구 결과를 보면 양육자에게 폭력을 당했거나 또는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사람도 있고, 양육 과정에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거나, 고통스러운 외부 환경으로 말미암아 폭력적 성향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트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확고한 인식과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이고, 국가 또한 피해자 보호와 함께 가해자 처벌뿐 아니라 치료 조치 등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일’이라는 뜻의 이 단어는 패트릭 해밀턴의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해 최근 사회 이슈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데이트 관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서로 호감을 느끼거나 좋아하는 관계에서 “다 너를 위해 그런 거야”라는 말을 듣다 보면, 간혹 데이트 폭력 상황에 처해도 그것이 가스라이팅인지 쉽게 눈치 채지 못하곤 하지요. 심지어 피해를 인지해도, 스스로 그렇게 행동했기에 주변으로부터 공감이나 도움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같은 일방적인 관계는 교회가 전하는 ‘인격적인 사랑’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느 한쪽만 행복한 것이 아닌, 서로에게 진실하고 선하며 깊은 아름다운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 또한 하느님 자녀임을 상기해야합니다.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를 소중히 대할 때 그 관계는 더욱 지속적이고,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은 참된 사랑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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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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