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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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들의 정통 신앙 계승한 교회의 아버지, 교부

[저는 믿나이다] (35) 교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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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은 사도들로부터 이어오는 신앙을 해설하고 정통 교리를 수호함으로써 교회 성장과 발전에 이바지했다. 베르니니 작 ‘사도좌’, 1657~1666년, 금도금 청동,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그리스도교 신앙은 성령 강림 후 성령으로 가득 찬 사도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께서 바로 그리스도이시다”라고 선포한 기쁜 소식에서 시작됩니다.

교회가 전하는 ‘사도들의 신앙’은 “성령께서 영감을 주신 성경 안에서, 교부들의 증언이 언제나 살아 있는 전통 안에서, 성령께서 도우시는 교회의 교도권 안에서, 성령께서 우리에게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게 하시는 성사의 전례 안에서 말씀과 상징을 통하여, 우리를 위하여 성령께서 전구해 주시는 기도 안에서, 교회를 이루는 은사와 직무 안에서, 사도적 삶과 선교적 삶의 표징들 안에서, 성령께서 당신의 거룩함을 드러내고 구원 사업을 계속하시는 성인들의 증거 안에서”(「가톨릭교회 교리서」 688) 계승되고 지켜지고 있습니다.

사도들이 선포한 복음은 로마 제국의 경계를 넘어 땅 끝까지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유다인뿐 아니라 많은 민족이 복음을 받아들여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됐습니다. 이에 사도들과 그들의 제자이며 고대 교회 저술가인 교부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유다교 지역과 문화를 뛰어넘어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당대 유행하던 헬레니즘 철학 사고 체계를 도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베드로 사도의 오순절 설교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이 되는 복음 내용(케리그마, Kerygma)이 ‘믿을 교의’(도그마, Dogma)로 발전하게 됩니다.

교부(敎父, Patres Ecclesiae, Father of the Church)는 문자 그대로 ‘교회의 아버지’를 뜻합니다. 좀더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교회의 영적 아버지’라고 할 수 있지요. 일반적으로 교회의 영적 아버지는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교부는 주교가 아니더라도 사도들로부터 이어오는 신앙을 해설하고 정통 교리를 수호함으로써 교회 성장과 발전에 이바지한 고대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교회의 스승으로 성경의 언어와 문화로 주님의 삶과 가르침을 생생하게 느끼며 살았던 신앙의 오랜 증인들입니다. 이들은 모진 박해와 세상 거짓에 맞서 기꺼이 자신을 불사르며 복음의 진리와 거룩한 삶의 가치를 지켜낸 성인들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백성을 섬기고 돌보는 일을 천직으로 여겼던 목자들입니다.(한국교부학연구회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머리말 참조)

고대 저술가들 가운데 ‘교부’로 인정받고 불리기 위해선 다음 네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고대성’을 지녀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일반적으로 첫 교부를 제4대 교황 클레멘스 1세(재위 88~97년)로, 마지막 교부를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650?~749?)으로 봅니다. 따라서 1세기 말 사도 시대 이후부터 7~8세기까지를 ‘교부 시대’라 합니다. 적어도 이 시기 안에 활동해야 교부의 자격이 됩니다.

둘째, ‘정통 교리’입니다. 그 가르침이 정통 교리에 부합해야만 합니다. 셋째, ‘생활과의 조화’입니다. 그 가르침이 실제 생활과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신앙과 생활이, 가르침과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단에 빠지거나 윤리적으로 고결하지 못한 삶으로 추문을 일으킨 자는 교부라 불릴 수 없습니다.

넷째, ‘교회의 승인’입니다. 교회가 그를 교부로 선포하거나 그의 저서가 교회 문헌에 직접 인용돼야 합니다.

로마 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서방 교회의 대표적인 교부는 성 암브로시오(339~397)와 성 아우구스티노(354~430), 헬라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성 예로니모(347~419), 그레고리오 대교황(540?~604)입니다. 또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 교회의 대표적인 교부는 성 대 바실리오(329~379)와 성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329?~390?),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344/354?~407), 성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오(295?~373)입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는 사도좌를 바치고 있는 네 교부의 청동상이 있습니다. 앞쪽은 서방 교회 교부를 대표하는 성 암브로시오와 성 아우구스티노이며, 뒤쪽은 동방 교회 교부를 대표하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와 성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오입니다. 동·서방 교부들이 사도좌를 받들고 있는 것은 성령 안에서 항상 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교회 가르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교부들은 사도로부터 이어온 정통 신앙을 해설하고 수호하며 후대에 계승해 줌으로써 교회에 풍요로움을 더해 준 이들이라 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부들의 가르침을 중요하게 여겨 “거룩한 교부들은 이 성전(聖傳)이 살아 있음을 증언하고,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관습과 생활 안으로 이 성전의 풍요로움이 흘러들어온다고 가르친다”고 밝힙니다.(「계시 헌장」 8)

따라서 교부들의 가르침은 교회의 소중한 영적 자산이자 보화입니다. 특히 초기 교부들은 유다이즘과 그리스도의 인성을 부정하는 가현설, 영지주의에 맞서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신성과 인성을 옹호하는데 크게 공헌합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는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시다’라는 신앙 고백을 성경과 사도 전승으로 증명했을 뿐 아니라 신앙의 유산으로 계승하였습니다.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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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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