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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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가교, 이웃

연중 제15주일 (10,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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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들라크루아 작 ‘착한 사마리아인’, 1849년


오늘 복음은 어떤 율법 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는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율법 교사의 질문 내용을 보면, 그는 영원한 생명을 받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 영적인 사람처럼 가장합니다. 그는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질문에 율법에는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지 되물으시며 성찰하게 하십니다. 율법 교사는 율법의 핵심인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옳게 대답합니다.

대화는 누가 이웃인지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고통받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이웃이라고 가르쳐주십니다.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사제와 레위인은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고 지나쳤습니다. 당시 사제는 제사와 예절집행 등 성전에서 봉사하는 사람들로서 예수님 시대에는 8400명 정도의 사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레위인은 예수님 시대 하급 성직자로서 제관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노래와 제물 준비 그리고 십일조 관리나 성전의 경비와 청소가 그들의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제와 레위인은 거룩하고 경건한 하느님 백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들입니다.

반면 사마리아인은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사는 혼혈 인종과 여러 종족을 말합니다. 유다인들이 사마리아의 수도 세켐에 있는 그리짐 성전을 파괴한 사건과, 사마리아인들이 파스카 축제 때 예루살렘 성전에 사람의 뼈를 던져 성전을 모독한 사건으로 서로 갈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유다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불경한 이들로 여기면서 멀리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가장 종교적이고 경건하며 모범이 되어야 하는 사제와 레위인은 강도를 만난 사람을 지나쳐버립니다. 그러나 이단자로 취급받던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 자비와 선행을 베풉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10,29)라고 묻는 율법 교사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푼 사람이 이웃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복음은 ‘누가 이웃인가?’하는 문제로 시작한 주제가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사람이 누구인가?’로 바뀌고, 여기에 대한 대답도 ‘사마리아인’에 국한하지 않고 ‘자비를 베푼 사람’으로 확대됩니다. 이는 ‘누가 나의 이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웃이 되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고, ‘지금 여기’라는 구체적 상황 속에서 자비(사랑)를 실천하는 사람이 이웃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여러분은 누구에게 이웃이 되고 있습니까? 진정 이웃에게 자비(사랑)를 베풀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나병환자도 눈먼 이도 다리 저는 이도 중풍병자도 하혈하던 부인도 치유를 받았고, 율법학자도 백인대장도 혁명당원도 어부도 강도도 세리도 창녀도 배척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을 찾는 모두에게 똑같은 큰 사랑으로 함께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당신을 십자가 위에서 모두를 위한 제물로 내어놓으셨고, 오늘도 우리의 고통과 기쁨에 함께하시며 성체성사로 당신을 내어놓으시며 이웃(친구)이 되어주십니다.

인간은 누구나 관심받고 싶고 다가와주기를 원합니다.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신앙인은 받으려 하기 전에 먼저 사랑을 베푸는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두 번이나 “그렇게 하여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먼저 다가가 이웃이 되어 사랑을 실천할 때, 영원한 생명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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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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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의 때가 있고 평화의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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