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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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신앙 핵심만 골라 집약한 ‘신경’

[저는 믿나이다] (37) 사도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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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신경은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요약한 가장 오래된 신앙 규범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어린이들을 축복하고 있다. OSV


세례성사를 통해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여 교회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 자기 신앙을 고백해야 합니다. “저는 믿나이다”라고 시작하는 이 신앙 고백을 라틴말로 ‘Credo’(크레도)라고 하지요.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례성사 때 처음 공개적으로 선포하는 기본적인 신앙 고백입니다. 이 신앙 고백은 첫째 전능하신 창조주 아버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며, 둘째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고, 셋째 거룩한 교회 안에 계신 성령께 대한 신앙입니다.

교회는 사도 시대 때부터 자신의 신앙을 모든 사람을 위한 간결하고 규범적인 신앙 조문을 통해 표현하고 전달해 왔습니다. 이 신앙 조문을 ‘신경’(Symbola fidei)이라 합니다. 이 말은 헬라어 ‘σμβολον(심볼론)’에서 유래했는데 깨트린 물건의 ‘반쪽’을 의미하는 말로 신원을 확인하는 증표를 뜻합니다. 따라서 신경은 가톨릭교회 신앙의 근본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도 신경’은 교회에서 가장 오래된 신앙 고백문입니다. 사도들이 직접 작성했다고 수세기 동안 여겨져 최고의 권위를 지녔던 신경입니다. 사도 신경은 2세기 무렵부터 사용됐습니다. 성 암브로시오 주교가 주재한 밀라노 교회회의가 390년 성 시리치오 교황에게 보낸 서한에서 처음으로 ‘사도 신경’이라는 명칭을 언급합니다.

404년 「신경 주석」을 쓴 아퀼레이아의 루피누스는 교회 전승을 인용해 열두 사도가 선교를 떠나기에 앞서 각 사도가 한 항목씩 신앙 고백을 했다고 밝힙니다. 7세기에 이르러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사도 신경으로 확정되었고, 13세기 인노첸시오 3세 교황이 이 사도 신경을 공인했습니다.

현존하는 신경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215~217년께 로마의 히폴리토 교부가 쓴 「사도 전승」에 수록된 ‘세례 고백문’입니다. 히폴리토의 ‘세례 고백문’은 선언보다 질문 양식으로 쓰였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를 당신은 믿습니까?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나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가시어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으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당신은 믿습니까? 성령을 당신은 믿으며, 거룩한 교회와 육신의 부활을 믿습니까?”(「덴칭거-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 선언 편람」 10)

성 암브로시오 주교는 교회의 오랜 전승에 따라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신앙 전체를 사도들의 수로 상징하고자 신경을 열두 절로 구분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를 저는 믿나이다. 또한, 그분의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로 올라가시어,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또한,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교회, 죄의 용서, 육신의 부활을 믿나이다.”(「덴칭거-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 선언 편람」 13)

지역에 따라, 또한 다양한 시대적 필요에 따라 많은 신앙 고백 또는 신경들이 생겨났습니다. 다음은 348년께 예루살렘의 치릴로 주교가 구성한 신경입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저희는 믿나이다. 또한,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외아들,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참하느님, 그분을 통하여 만물이 생겨났으며, 내려오시고, 육이 되시어 사람이 되셨으며,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그리고 묻히셨으며,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으며, 하늘에 올라가시어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오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라 믿나이다. 또한, 한 분이신 성령,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보호자를 믿으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유일한 세례를 믿으며,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으며,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덴칭거-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 선언 편람」 41)

이처럼 사도 신경에서 유래한 교회의 다양한 신경은 초기 교회가 많은 이단으로부터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해 그리스도교 신앙 핵심을 집약한 신앙 규범(기준)입니다.

사도 신경은 성부·성자·성령에 대한 신앙 고백을 내용으로 하지만, 사도 신경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저는 믿나이다”라는 신앙의 고백에 있습니다. 사도 신경은 바로 이러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교회 안에서 고백돼왔습니다.

“사도 신경은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요약했다는 점에서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마땅하다. 사도 신경은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이다. 이 신경의 막중한 권위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 신경은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사도좌가 있고 그곳에서 공적인 결정을 내렸던 로마 교회가 간직하고 있는 신경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94)

리길재 전문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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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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