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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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110) 왜 의심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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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물 위를 걷다 거센 바람을 보고 겁에 질려 물에 빠져들기 시작한 베드로가 외치자 주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말씀하셨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그들이 배에 오르시자 비가 그쳤다.

우리도 인생이라는 배를 타고 거친 세파를 헤치며 앞을 향해 가고 있다. 인간 삶에 바람과 파도가 없을 수 없고, 그로 인해 두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 다가오시고 손을 내밀어 우리를 붙잡아주시며, 우리와 함께 배에 오르시어 바람을 가라앉혀 주시고, 새로 시작하도록 용기를 주신다.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믿음이 약해 의심에 빠지는 것이다.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 생각과 마음을 집어삼킬 때, 우리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를 향해 다가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것이며, 모든 근심 걱정을 주님께 맡겨드리는 것이다. “여러분의 온갖 근심 걱정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을 돌보십니다.”(1베드 5,7)

보통 우리는 다가올 일에 대해 과도하게 상상하며 불안과 근심 속에 빠진다. 그러나 우리가 두려워하는 실체는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혼자 상상 속에서 그렇게 만든 것일 뿐이며, 나 스스로 그 힘 앞에서 위압을 느끼며 얽매여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모든 근심 걱정을 당신께 맡기라고 말이다. 우리가 감당 못 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갈 길을 미리 마련해 두셨으며, 늘 필요한 도움을 주신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또 하나의 발걸음은 우리가 얼마나 하느님의 보살핌을 받는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 10,31) 이 말씀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마음과 계획이 어떤지 잘 표현해준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는 주님의 계획 안에 있었다. 알폰소 성인의 말씀을 빌리자면, 세상이 존재하기 전부터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시련 중에 괴로워하는 우리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며, 우리가 다시 일어나도록, 그리하여 계속해서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신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의 뿌리에는 주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 같은, 주님께서 나를 버리신 것 같은 의심이 자리한다. 우리가 교회 공동체와 함께 기도하며 말씀과 성사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다시 만날 때, 하느님께 온전히 받아들여짐을 체험할 때,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인지 체험할 때, 우리 안의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존재를 허락하시고 우리를 끝까지 돌보는 분이심을 믿고 그분께 우리 존재와 미래를 전적으로 의탁할 때,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유학생 시절 고해성사 때 한 신부님께서 갈라티아서 2장 19-20절을 인용하며 해주신 훈계 말씀이 떠오른다. “신부님, 예수님께서 신부님을 사랑하셨고, 신부님을 위해 당신 목숨을 내어놓으셨습니다. 그러니 용기를 갖고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내가 어떤 사랑으로 새로 태어나 새로 살게 되었는지 기억하자. 우리는 죽음을 이긴 사랑으로 새로 태어난 존재다. 우리는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알아보고 또 그렇게 응답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토록 소중한 존재다. ‘용기’와 ‘담대함’ 그리고 ‘인내’와 ‘끈기’를 청하자. 평화와 기쁨이 찾아오리라.



한민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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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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