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0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생활 속의 복음] 현재는 미래를 보는 거울

연중 제 19주일 (루카 12,32-48)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니콜라스 마스 작 ‘게으른 종’.


이번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재물을 하늘에 쌓으며 항상 깨어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재림을 준비하는 신앙인의 올바른 모습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 가지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는데 첫째 혼인 잔치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와, 둘째 집에 도둑이 언제 올지 모르는 집주인의 비유와, 셋째 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집을 다스리도록 책임을 맡은 집사의 비유입니다. 이 세 비유들은 공통적으로 불확실하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기다림과 준비의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하는 데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는 결혼이나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정해진 날짜와 시간을 받아놓고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과 날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이나 사고와 같은 돌발적인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준비하기 수월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자칫 소홀하기 쉽습니다.

복음의 예수님께서 늘 깨어 준비하라는 말씀은 날짜와 시간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하늘나라의 날짜와 시간은 알려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깨어 준비한다는 것이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고 있다면 깨어 준비하는 것은 쉽고도 가장 확실합니다.

그 누구도 행복해지는 것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누구나 행복해지는 선택을 합니다. 모두는 행복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도 행복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모두가 갈망하는 행복이지만, 참 행복과 거짓 행복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 추구해야 할 참 행복은 세상에서 원하는 행복과는 많이 다릅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내세를 생각하지 않기에 현실적인 것만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확실하면서도 불명확한 미래의 죽음에 대해 미리 준비할 겨를없이 임박해서 허둥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을 준비하며 현재를 뜻있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만나뵙는 마지막 참 행복을 고대합니다.

이처럼 꾸준히 준비하는 그리스도인과 세속의 사람과는 그 끝이 같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지금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저 세상의 삶으로 연장되어 있음을 믿고 확신합니다. 단절이나 마지막이 아니라 영원으로 연장되어 있고 이를 기쁘게 준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해이해져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이라 여기고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지 말 것”을 경고하십니다.(루카 12,45 참조) 주님께서 오시는 날은 불확실한 미래의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늘 깨어 기다리고 준비하며 복음을 실천하면서 살아갈 때, 지금 여기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는 말씀으로 마칩니다. 주어진 재물이나 지위는 특권이 아닙니다. 사치스럽게 살거나 남보다 우월하려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루라고 잠시 맡겨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재림까지는 기다림의 시기이고 그동안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깨어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작은 결론입니다. 하느님 뜻에 따라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준비는 바로 지금 늘 항상 하는 것이고, 미래의 영광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이에게 이미 실현되고 있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8-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8. 10

필리 1장 9절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지기를 빕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