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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바오로 사도의 제자가 되고 싶어 했던 용감한 테클라 성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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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기습 남침으로 전쟁을 일으켰고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했다. 7월부터 한강을 건너 파죽지세로 남하했다.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의 기세에 눌려 국군은 연이어 패배했고,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충주시 동락초등학교에는 모든 이가 피난을 가고 당시 부임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19세의 김재옥 교사만이 홀로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북한군 부대는 김 교사의 “국군이 멀리 퇴각했다”는 말에 안심하며 동락초등학교에서 숙영했다.


김 교사는 밤중에 몰래 빠져나와 10리가 넘는 험한 산길을 걸어 용두산에 머물고 있던 국군을 찾아갔다. 김 교사는 북한군의 부대 사항을 소상하게 전달했다. 타 부대와 연락이 끊긴 상태였지만, 국군은 적은 병력으로 은밀하게 동락초등학교에 접근해 쉬고 있던 북한군을 기습했다. 북한군은 병력 대부분을 잃고 일부만 북쪽으로 후퇴했다.


국군 한 개 대대가 북한군 연대 병력을 물리친 이 ‘동락리전투’(1950년 7월 5~8일)는 한국전쟁사에서 국군의 첫 승리로 기록되었다. 당연히 국군의 사기도 올라 전투의 의지를 다시금 갖게 했다. 김 교사의 이야기는 <전장과 여교사>(1966년)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어린 김재옥 교사의 용감한 정신을 기리는 현충탑과 기념관이 동락초등학교 교정에 있다. 2012년 10월 1일 민간인 최초로 보국훈장 삼일장이 추서됐다. 늦게나마 용감했던 김 교사의 용감한 행적을 국가가 인정한 것은 다행이다.


신약성경에는 기록이 없지만 170년경에 쓰인 ‘바오로와 테클라 행전’이라는 위경에 테클라 성인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기록은 바오로 사도의 순교사와 함께 초대교회 그리스도교 정신의 핵심을 담고 있는 문학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바오로 사도는 이코니온(지금의 튀르키예 코니아 지방)에 도착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고 많은 이가 세례를 받아 개종했다.


이 중에는 젊고 아름다운 테클라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이미 약혼한 상태였지만 결국 파혼을 했다. 테클라가 바오로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그녀의 약혼자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총독에게 바오로 사도를 고발했고,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테클라는 감옥까지 찾아와 그의 설교를 들었다.


테클라가 감옥까지 찾아간 사실을 알게 된 약혼자는 바오로 사도와 테클라를 재판에 넘겼다. 그 결과 바오로 사도는 추방당하고, 테클라에게는 화형이 선고됐다. 테클라의 화형이 집행되던 순간 갑자기 폭풍우가 내려 그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테클라 성녀는 초대교회 때부터 동정 순교자로서 명성이 자자했고, 여러 번 죽음의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신화를 남긴 인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서는 바오로 사도와 함께 그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테클라는 평생 동정으로 살며 셀레우키아 킬리키아의 한 동굴에서 72년 동안 머물며 환자들을 치유하고 계속해서 전교 활동을 했다. 죽을 때까지 여러 번 목숨이 위태로운 박해를 받았지만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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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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