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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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행당동본당 “지구 반대편 이웃에게 묵주로 위로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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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공동체 신자들이 손에 쥐고 기도하던 묵주가 바다를 건너, 지구 반대편 낯선 땅의 신앙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행당동성당(주임 소원석 가브리엘 신부) 사무실 앞에는 8월 24일부터 ‘5단 묵주가 필요합니다’라는 안내문과 함께 투명함이 놓였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 비야 솔다띠(Villa Soldati) 지역에서 운영하는 ‘루한의 성모 공동체’(이하 루한 공동체)에 전할 묵주를 모으기 위해서다.

 

 

비야 솔다띠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빈민촌이다. 이곳의 수도자들은 무료 급식소와 약물치료 센터 운영, 환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역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빵 한 조각도 사기 힘들 만큼 물가가 치솟았다. 성모신심이 깊은 이곳 신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묵주를 손에 쥐고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것이지만, 고물가로 성물 가격 또한 너무 비싸 가난한 이들은 묵주를 살 수도, 구할 수도 없는 처지다. 

 

 

아르헨티나 신자들의 이러한 딱한 사연은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신승은(연희마리아) 수녀를 통해 전해졌다. 신 수녀는 본당 어르신들에게 성경 강의를 하던 중 이 안타까운 현실을 나눴고, 본당 공동체는 함께 묵주를 모으기로 하고 주보에 공지했다.

 

 

특별히 5단 묵주를 모으는 이유는, 현지인들이 목에 걸 수 있는 5단 묵주만을 묵주라 여기기 때문이다. 성물방 봉사자들은 신자들이 모은 묵주를 꼼꼼히 검수하고, 알코올 솜으로 정성스럽게 닦은 뒤 하나하나 비닐에 포장한다. 손 세정제나 물티슈는 보존제 같은 약품이 첨가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신자들의 호응도 높다. 주보 공지 직후부터 집에 있는 묵주들을 가져오기 시작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묵주가 투명함을 채우고 있다. 마땅히 봉헌할 묵주가 없는 신자들은 성물방에서 새 묵주를 직접 구매해 봉헌하거나, 현금으로 마음을 보태고 있다. 

 

 

루한 공동체에 특별히 어린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접한 신자들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다양한 색상의 묵주를 챙기거나, 직접 여러 색으로 매듭 묵주를 엮어 가져오고 있다.

 

 

성물방 봉사자 김소연(율리안나) 씨는 “루한 공동체에 묵주를 보내는 이번 나눔으로 본당 공동체가 묵주기도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나눔을 통해 성모님께 기도를 모으는 동시에 지구 반대편 가난한 신자들을 기억하고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신승은 수녀는 “묵주 모으기가 작은 동기가 되어 선교지와 영적인 유대를 맺을 뿐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공동체가 정성껏 모은 이 묵주들이 선교 지역에는 매우 큰 선물, 선교지의 수도자들에게는 크나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이 모은 묵주는 수도회를 통해 아르헨티나 현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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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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