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세계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종속론을 주장한 아리우스 이단을 단죄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참하느님에게서 나신 참하느님이시며 아버지 하느님과 하나의 본체(본질)이시다’는 니케아 신경을 반포했다. ‘니케아 공의회’, 이콘, 메테오라 수도원, 그리스.
313년 2월 로마 제국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그리스도교는 신앙의 자유를 얻습니다. 300년간의 박해가 끝나고 지상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교회의 모든 일에 개입해 교회를 제국에, 제국을 교회에 매이게 했습니다.
당시 교회 안에서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그리스 철학에 기초해 하느님의 단일성을 주장하며, 성자는 성부께 종속돼야 한다는 ‘종속론’이 제기됐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신학자들은 ‘아버지가 하느님이시고 로고스도 하느님이시라면 하느님은 두 분이신가?’라고 질문하며 ‘로고스 곧 성자는 하느님의 종, 도구, 봉사자로 아버지 하느님께 종속돼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종속론을 제기한 대표 인물이 바로 아리우스(256?~330년) 신부입니다. 그는 로고스 곧 성자를 ‘피조물’로 규정하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아버지 하느님만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참하느님이시라고 했습니다. 하느님의 단일성이 성부-성자-성령 삼위로 이뤄져 있음을 부인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는 결코 하느님과 똑같은 본질을 지닌 참하느님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으뜸으로 창조한 피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리우스의 주장에 알렉산드리아의 많은 성직자와 신자들이 호응했습니다. 아리우스의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다툼이 심화돼 교회 분열 조짐이 있자 알렉산드리아교구장 알렉산데르 주교는 318년 지역 교회 회의를 열어 아리우스와 그 추종자들을 추방했고, 323년에 그들을 파문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에서 쫓겨난 아리우스와 추종자들은 이집트와 동방 교회 여러 지역을 돌며 자신의 종속론을 확산시켰습니다.
관용 정책을 펼쳤던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교회의 분열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그는 밀라노 칙령을 선포한 다음 해인 314년 아를(Arles)에 서로마 제국 전역의 주교 33명을 소집해 배교자에 대한 불관용뿐 아니라 극단적인 엄격주의를 강요하던 도나투스주의자들에 대한 문제, 이단자에 의한 세례의 유효성,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를 정하는 방법 등을 다룬 바 있지요.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아리우스주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325년 5월 20일 니케아에 있는 황제 여름 궁전에서 공의회를 개최합니다. 318명의 주교가 참여한 니케아 공의회는 그해 7월 25일까지 열렸습니다. 박해를 이긴 교회가 개최한 첫 번째 공의회였습니다.
니케아 공의회 교부들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춘분이 지나고 보름달이 뜬 후 맞는 첫 번째 주일로 정했습니다. 당시 동방 교회에서는 유다인들의 과월절 전날인 니산달 14일에, 서방 교회에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인 과월절 다음 주일에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냈습니다. 니케아 공의회가 정한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공의회 교부들은 또 한 달간의 열띤 논쟁 끝에 325년 6월 19일에 ‘예수 그리스도는 참하느님에게서 나신 참하느님이시며 아버지 하느님과 하나의 본체(본질)이시다’라는 니케아 신경을 채택, 반포합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 전능하신 아버지,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저희는 믿나이다. 또한, 하느님의 아들, 한 분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외아들로 성부에게서, 곧 성부의 실체(본질)에서 태어나셨으며,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 빛에서 나신 빛, 참하느님에게서 나신 참하느님, 창조되지 않고 태어나시고, 성부와 한 실체(본질)이시며, 그분을 통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생겨났으며, 저희 구원을 위하여 내려오시어 육이 되시고 인간이 되셨으며, 고난을 겪으시고 사흗날에 부활하셨으며, 하늘에 올라가시어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또한, 성령을 믿나이다.”(덴칭거, 「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 선언 편람」 41쪽, 주교회의)
니케아 공의회는 이 신경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고 성자를 피조물이라고 말하는 모든 이를 파문했습니다. 교회는 이로써 오랫동안 지속했던 종속론을 분명하고도 완전하게 배제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단일성 특히 아버지 하느님과 성자 그리스도가 한 본체이심을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는 전혀 새로운 의미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계시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창조주로서 아버지이실 뿐 아니라 당신 외아들과의 관계에서도 영원히 아버지이시다. 그리고 그 아들은 오직 당신 아버지와 맺은 관계에서만 영원히 아들이시다.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마태 11,27) 이 때문에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한처음에 계셨으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이신 말씀’(요한 1,1)이시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콜로 1,15)이시고,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시는 분’(히브 1,3)이시라고 고백한다. 그 뒤 사도들의 전통을 따라, 교회는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성자께서 성부와 ‘한 본체’이심을 고백하였다. 곧 성자께서는 성부와 함께 한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4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