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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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문 열면 나쁜 감정의 출구 보인다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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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때부터 ‘용서하는 법’을 배운다.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인 용서는 결코 쉽지 않지만, 그 노력 끝엔 미움으로부터 해방되는 참된 자유가 기다리고 있다. OSV


제9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전개 3. 용서와 화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1-22) 관계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치유하려면 용서하고 용서받는 일이 필수적이지만, 용서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용서는 이성적(의지적)·감정적·영적 과정이라는 세 가지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의지적 과정은 용서하거나 용서받을 것을 의지적으로 결정하거나 행하는 선택을 말합니다. 감정적 과정은 용서에 따라오는 고통스러운 감정에 직면하는 것이고, 영적 과정은 상처와 분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먼저,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용서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측면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자기용서의 첫 단계는 자기를 용서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스스로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입니다. 이 단계에서 자신의 잘못과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음으로써 더 자유로워지고, 우울하고 희망 없는 자기중심적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존재로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용서하는 일은 이제 고통스러운 감정이 우리를 통하여 흘러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는 것이므로, 그 어떤 감정이라도 느끼고 직면해야 합니다. 그럴 때 정서적 치유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길고 힘겨운 여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자신을 용서한다고 결심하면서 이런 고통스러운 감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감정적인 용서와 함께 우리 마음을 괴롭히고 발목 잡는 나쁜 감정은 결국 물러나고 사라질 것입니다.

자기를 용서하였으면 그 다음은 타인을 용서할 차례입니다. 형식이 아니라 진정으로 용서하려면 신중하게 성찰하면서 용서의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온전히 의식해야 합니다. 용서에는 필요한 과정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쉽게 “용서한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용서는 의지적인 행동입니다. 선택이고 결심입니다. 용서하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용서를 선택해야 합니다. 용서는 의지에서 비롯되며 우리의 감정을 거쳐서 마지막에는 우리의 영성으로 완성됩니다.

타인을 용서하는 일은 먼저 우리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나 자신이 안정과 평화를 찾기 위해서, 또 나를 지치게 하고 해를 입힌 부정적이고 힘든 감정을 표출하고 해소하기 위해서 타인을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해도 내 마음에 악감정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상대방을 진정으로 용서하였는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금 용서하더라도 완전히 잊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용서한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용서하기로 한 결심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용서의 과정에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유치원 시절, 친구랑 놀다 싸우면 엄마는 ‘미안해’라는 말을 먼저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친구가 사과하면 ‘괜찮아’라고 하라고 했지요. 솔직히 딱히 미안하지도, 아직 화가 다 풀리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화해하는 방식이 이해가 가지 않아 시키는 대로 하면서도 입은 부루퉁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항상 먼저 이해하라고 저를 타이르곤 하셨죠.

이미 몸은 훌쩍 큰 오늘날,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불쾌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쉽게 상대가 용서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나에게 상처 입힌 상대를 용서하기란 쉽지 않고, 그것을 알기에 부모는 어릴 때부터 용서하는 법을 터득하도록 돕습니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용서하는 법을 가르칠 만큼 왜 그것이 중요한 건지 궁금해집니다.

누군가를 미워해 본 경험이 있나요? 미운 상대가 지나가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서 결국은 그 미움이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경험, 모두가 해 봤을 겁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결국 내가 힘들어집니다.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결국 자신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용서는 사실 상대가 아닌 나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장 용서가 되지 않더라도, 용서하려고 ‘시도’해 보세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용서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 끝에는 결국 나를 위한 선물, 참된 자유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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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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