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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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의 손, 내밀고 잡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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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의 원작 소설로 유명한 이창준 작가의 「벌레이야기」는 그리스도인의 용서와 화해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만든다. 출처=영화 ‘밀양’ 스틸컷


제9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전개 3. 용서와 화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그러면 누가 먼저 용서와 화해를 시작해야 하나요? 답은 간단합니다. 상처를 준 쪽에서 먼저 용서와 화해를 청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고 돌아와서 예물을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상처를 입었더라도 먼저 화해를 시도하도록 격려하기도 하셨습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그러나 만일 그가 우리의 용서와 화해를 거부한다면 그를 그냥 보내면 됩니다. 우리는 할 바를 다하였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도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하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 기적에 앞서 “건강해지고 싶으냐?”(요한 5,6) 하고 물으셨습니다. 우리가 그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려면 먼저 치유를 얻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기꺼이 용서하고 용서받을 마음의 준비입니다. 용서는 먼저 우리 자신을 위하여, 그 다음에는 상대방을 위하여 요구됩니다. 용서에 대해 이 같은 기본 믿음을 가지게 되면 우리는 자유로이 남을 용서할 줄 알고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 길을 기꺼이 따르는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함께 나누어 봅시다

내가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은 누구입니까?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한 경험이 있다면 세 단계 중 어느 단계까지인가요? 용서는 상대방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이고 자신의 결심으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합니까?


추천 도서

1. 마르틴 파도바니, 「상처 입은 관계의 치유」, 권은정 역, 분도 출판사, 2011.

2. 송봉모, 「상처와 용서」, 바오로 딸, 1998.

3. 홍성민, 「신부님, 저도 중독인가요?」, 바오로 딸, 2019.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영화 ‘밀양’의 원작 소설로 유명한 이창준 작가의 「벌레이야기」는 어린 아들이 유괴되어 살해된 한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고통스러운 마음을 신앙으로 이겨내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 붙잡힌 범인을 용서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미 사형선고까지 받은 범인이 먼저 신앙적 구원과 사랑 속에 마음이 평화로워져 있음에 다시 한 번 절망하고 말지요.

듣기만 해도 괴로워지는 이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용서와 화해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됩니다. 가톨릭 신자인 우리는 구원을 통한 내면의 평화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세상사는 결코 그렇지 못하고,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하느님을 원망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일을 겪기도 합니다.

올바른 용서와 화해의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대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지 않고, 스스로 구원을 받았다고 여기는 등 이야기 속 잘못된 방식은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뤄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타인을 또 한 번 눈물 흘리게 하는 상처로 이어지고 맙니다.

다른 잘못된 방식은 분노에 못 이겨 용서와 화해로부터 아예 다른 방향을 걷는 것입니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적 갈등을 통해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보복으로 점점 평화와 멀어지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묵은 갈등 속에 희생되는 것은 죄 없는 민간인들이지요. 그들이 흘리는 피눈물을 기사로 지켜보며, 용서와 화해에 대해 되짚어 봅니다.

나에게 상처 입힌 사람을 떠올려보면 분명 용서와 화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겪은 아픔만큼 상대도 똑같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끝없는 보복과 갈등의 반복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픔을 딛고 용서와 화해를 추구하는 이는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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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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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사탕2025.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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