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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호흡기 쓴 채 어머니와 함께 묵주기도 바친 카를로

[인터넷의 수호성인 카를로 아쿠티스] (24) 백혈병 진단, 급작스러운 죽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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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럽게 백혈병 진단을 받은 카를로는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쓴 채 어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챗GPT 생성 이미지



2006년 10월 4일 수요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카를로 아쿠티스가 봉사의 참의미를 전하고 다른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초대하고자 웹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이 웹사이트를 전교생에게 소개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카를로는 여전히 열이 있고, 독감 증상이 가시지 않아 집에서 쉬어야 했지요. 예수회 신부님들은 카를로가 직접 발표하지 못하더라도 예정대로 오늘 이 웹사이트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카를로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든 학생이 카를로가 만든 웹사이트를 좋아했고, 발표는 성공적이라는 연락이었지요. 카를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날은 프란치스코 성인을 기념하는 날이었기에 카를로 어머니는 해마다 그랬듯이 초콜릿을 사왔고, 카를로는 초콜릿을 먹으면서 모든 일이 잘될 거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습니다.



10월 5일 목요일

카를로가 아침에 일어났는데 귀밑샘이 꽤 부어있었습니다. 카를로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에게 전화했고, 집에 찾아온 의사 선생님은 카를로를 살펴보더니 귀밑샘염이 생긴 것 같다며 지금 하고 있는 치료를 계속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습니다. 카를로의 소변에 피가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임상검사실에 소변을 갖다 주라고 했습니다. 카를로 가족은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10월 8일 주일

카를로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화장실을 못 간다고 말했습니다. 심각한 쇠약 증세가 들이닥친 것이었지요. 카를로 부모님은 힘을 합쳐 겨우겨우 카를로를 화장실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깜짝 놀란 카를로 어머니는 예전 소아과 의사에게 전화했습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카를로를 ‘데 마르키’(De Marchi) 병원으로 곧장 데리고 가라고 안내해주었고, 특별히 소아 혈액학을 전담하는 진료부장에게 전화하여 서둘러 검사를 진행하고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카를로를 병원까지 데리고 가는 것이 큰 숙제였습니다. 하필이면 집안일을 돌봐주던 라제시씨가 휴가를 낸 날이었지요. 고심하던 부모님은 카를로 방에 있던 바퀴 달린 의자에 카를로를 겨우 앉히고 자동차까지 옮겼습니다. 평소보다 길이 많이 막혀 카를로 부모님은 조급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 일차 검사를 마쳤습니다.



백혈병 진단

“카를로는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카를로 어머니를 보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전조 증상이 없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발생하는 침묵의 질병이라고 했습니다. 종양 세포가 급속도로 증식하면서 사실상 조혈모세포의 기능을 파괴해버리는 병이라고도 했지요. 의사 선생님은 당사자인 카를로에게도 숨기지 않고 상황을 그대로 설명했습니다. 침착하게 앉아있던 카를로는 의사 선생님이 나가자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경종을 울리셨네요!”

그날 카를로는 산소호흡기를 쓴 채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호흡을 도와주는 장치였지만 입 안에 고인 가래를 제대로 뱉을 수도 없고 얼굴을 움직일 수도 없었지요. 새벽 한 시가 되어 병원 방침에 따라 카를로 어머니는 카를로를 중환자실에 혼자 두고 나와야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카를로가 어머니에게 묵주기도를 함께 바치자고 했습니다. 산소호흡기를 쓴 아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며 카를로 어머니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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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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