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한 분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은 한 분이심’을 믿습니다. 좀더 구체적이고 교리적으로 표현하면 “그리스도교는 하느님께서 본성과 실체와 본질에서 오직 한 분이시다”라고 신앙으로 고백합니다.
어떻게 하느님이 한 분이심을 알 수 있느냐고요? 하느님께서 직접 당신이 선택한 사람들을 통해,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이 유일하신 분이심을 확실하게 알려주셨기 때문이죠. 하느님께서는 “나는 있는 나다” 곧 “야훼”라는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한 이름을 모세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심으로써 당신이 누구이시며 어떤 이름으로 당신을 흠숭해야 할지 계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 이름으로 당신만이 영원히 있는 분으로 모든 것의 시작이시며 마지막이심을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4-5)고 일깨워줍니다.
그리스도교, 유다교, 이슬람교 등 야훼 하느님을 믿는 종교들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고백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창조주로서 만물의 근원이시며 초월적인 권위를 지니셨기 때문에 ‘아버지’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자애와 진실이 충만한 분’(탈출 34,6)으로 당신의 모든 자녀를 자비와 사랑으로 보살피시기에 ‘아버지’라 부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그리스도 곧 구세주이시며 아버지 하느님과 한 하느님이시다고 믿는 그리스도교는 유일하게 하느님을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전혀 새로운 의미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계시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창조주로서 아버지이실 뿐 아니라 당신 외아들과의 관계에서도 영원히 아버지이시다. 그리고 그 아들은 오직 당신 아버지와 맺은 관계에서만 영원히 아들이시다.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마태 11,27)”(「가톨릭교회 교리서」 240)
그리스도교는 하느님께서 ‘전능하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전능하심’은 하느님의 속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을 창조하셨고, 모든 것을 다스리시며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전능을 ‘무한한 사랑’을 통해 드러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신 아버지시다. 그분의 부성애와 전능은 서로를 밝혀준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고,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 주심으로써(나는 너희에게 아버지가 되고, 너희는 나에게 아들딸이 되리라 - 2코린 6,18), 그리고 무한한 자비를 통하여 아버지로서 전능을 보여 주신다. 당신 자비로 죄인들을 자유로이 용서하심으로써 그 권능의 극치를 드러내신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70)
하느님의 전능은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부활과 영광을 통해 신비가 아닌 ‘하느님께서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명료함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교회는 반문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전능하다는 것을 믿지 않고서, 어떻게 성부께서 우리를 창조하시고, 성자께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성령께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가톨릭교회 교리서」 278)
그리스도교는 아버지 하느님이 ‘창조주’이심을 믿습니다. 성경은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장엄한 선포입니다. 하느님께서 유형무형한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인간과 우주의 모든 것이 하느님께 기원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인간과 모든 만물의 존재 목적이 하느님께 있음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동시에 우리의 행복을 돌보시기 위해 창조되었다”고 고백합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선교 교령 「만민에게」 2 참조)
“당신의 선하심으로 그리고 전능하신 능력으로, 유일하신 참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행복을 더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당신의 완전을 획득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당신의 창조물들에 부여하신 선을 통하여 당신의 완전함을 드러내시기 위하여, 가장 자유로운 계획 안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한처음에, 유형무형의 피조물 하나하나를 무에서 창조하셨다.”(제1차 바티칸 공의회 교의 헌장 「하느님의 아드님」 1장)
교회는 창조의 업적을 아버지 하느님께 돌리기는 하지만,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창조의 유일하고 분리될 수 없는 근원이시라고 신앙으로 고백합니다. “구약 성경 안에 암시되고 새로운 계약 안에 계시된, 성부의 창조 활동과 분리될 수 없는, 성자와 성령의 창조 활동은 교회의 신앙 규범으로 분명하게 확언된다. ‘하느님께서는 오직 한 분뿐이시다. (?) 그분은 아버지이시고, 그분은 하느님이시며, 그분은 창조주이시고, 그분은 주인이시며, 그분은 만드는 분이시다. 그분은 당신 자신, 곧 당신의 말씀과 당신의 지혜를 통하여, 당신의 두 손이신 성자와 성령을 통하여 만물을 창조하셨다. 창조는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공동 업적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