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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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회개의 표지로 네 배의 보상을 약속한 자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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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은 27세에 나이트로글리세린 제조법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가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평화와 문명을 파괴하는 데 더 많이 사용되면서, 그에게는 칭찬보다 비난이 쏟아졌다. 한동안 깊은 시름에 빠져 정작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던 그에게 프랑스의 나폴레옹 황제는 십만 프랑을 주며 “세계 산업에 일대 변혁을 초래할 발명품”이라고 격려했다. 그 이후 노벨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평화주의자였던 노벨은 자신이 발명한 화약이 인간을 살상하는 무기로 더욱 악용되는 현실을 보면서 큰 실망과 함께 자책감에 빠졌다. 유명한 ‘노벨상’은 이런 인간적인 고뇌에서 시작되었다. 노벨은 천문학적인 유산을 원금으로 맡기고, 매년 그 이자를 ‘인류의 발전과 행복에 위대한 일을 한 사람’에게 큰 상금으로 수여하도록 했다. 



각종 기초과학·응용과학 분야의 상이 있지만, 수학상이 제정되지 않은 것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노벨은 친구인 수학자 미타크 레플러가 자신의 부인과 몰래 밀애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벨 수학상이 제정되면 당대의 천재인 레플러가 수상자가 될 것은 거의 확실했다. 노벨이 수학상을 두지 않은 것은 연적에 대한 마지막 복수였다는 것이다.


세리는 로마가 통치하는 지역에 꼭 있는 직업이었다. 로마는 식민지의 세금 징수에 그 나라의 사람들을 이용했다. 세관장들은 한 해의 예상 세입을 먼저 로마에 지불했다. 그러니 당연히 세리들은 선불금을 포함해 최대한 세금 수입을 올리려고 부당한 일을 서슴지 않았다. 세리들은 유다인 사회에서 로마 제국의 하수인이자 대리인으로, 이방인이나 창녀 같은 죄인 취급을 받았다.


자캐오란 인물도 다른 세리들처럼 법을 악용하여 재물을 모은 부자였을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이스라엘에서 소문이 자자한 예수님이 지나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수님은 세리나 창녀 같은 죄인들과도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이미 들은 터였다. 길가에 많은 사람이 환호하자, 키가 작은 자캐오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주님은 나무 위에 올라간 자캐오를 보고 그를 부르셨다. 주변 사람들이 죄인과 어울린다며 수군거렸지만, 예수님의 일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캐오의 집으로 가서 그곳에 머물렀다.


동족에게도 비난과 멸시를 받으며 고독하고 소외된 삶을 살던 자캐오는, 자신을 평범한 친구처럼 대해주시는 예수님께 큰 감동을 받았다. 예수님의 말씀과 사랑은 자캐오의 마음을 변화시켰다. 자캐오는 주님께, 많은 이가 지켜보는 앞에서 약속했다. “내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의 소유를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율법에는 남을 기망하거나 착취해서 부당한 이익을 챙겼을 때, 이익을 본 액수에 20를 더해 되갚도록 하여 죗값을 치르게 했다.(레위 5,24 참조) 자캐오는 자신의 회심을 이보다 훨씬 더 파격적인 행동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사람은 마음이 변화될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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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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