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대교구 창평본당(주임 오요안 요한 세례자 신부)이 본당을 넘어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폐건전지 수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본당은 2024년 6월 9일부터 ‘폐건전지 2만 개 수거’를 목표로 지구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올해 11월 23일 기준, 수거량은 이미 3만 개(875kg)를 넘기며 목표를 크게 초과했다.
본당은 성당 입구에 건전지 수거함을 설치하고, 신자들이 모아 온 폐건전지를 창평면사무소로 전달하고 있다. 면사무소에서는 폐건전지 수거에 대한 인센티브로 일반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제공하고, 본당은 이를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 신자들에게 선물한다.
폐건전지 수거 운동은 오요안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오 신부는 “폐건전지를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중금속이 토양에 스며들어 농작물에 축적되고, 수생 식물의 개체 수 감소나 멸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바르게 수거·처리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최고의 운동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운동은 신자들 사이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신자 가정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동네 주민과 지인,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 가정까지 참여가 확대됐다. 사회복지선교분과장 장선숙(마리아) 씨는 “담양군 내 면 중에서 가장 환경운동을 활발히 하는 지역”이라며 “면사무소에서는 폐건전지 수거량이 너무 많아 제공할 종량제봉투가 부족할 정도”라고 전했다. 신자들의 전파로 자녀들이 부모님을 방문할 때마다 폐건전지를 챙겨 오는 모습도 자리 잡았다.
본당은 성당의 쓰레기통도 없앴다. 개인 쓰레기는 각자 집으로 가져가 처리하고, 본당 행사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이나 기타 쓰레기 역시 집으로 가져가 퇴비로 재활용한다.
오 신부는 “앞으로도 환경보호 활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며, 하느님이 마련해 주신 지구를 잘 보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