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은 교회가 근본적·궁극적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고 고백한다. 세계 곳곳에서 바티칸 광장으로 모여든 그리스도인들이 레오 14세 교황이 주례하는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OSV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를 믿나이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의 교회에 관한 신앙 고백입니다. 이 신앙 고백에 관해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교회가 ‘거룩하고’, ‘보편되며’, 그리고 ‘하나이고’,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임을 믿는 것은 성부·성자·성령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분리될 수 없다. 사도신경에서 우리는 거룩한 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지만, 하느님을 믿는 것처럼 교회를 믿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그분의 업적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하느님께서 교회 안에 내리신 모든 선물이 하느님의 선에서 오는 것임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750)라고 밝힙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당신 선을 통해 인간의 구원 경륜을 실현하는 신비체 곧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교회는 전례,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구원 사업을 완수하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기 때문이지요.
“교회는 신경을 통하여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와 만물에 대한 ‘당신 선의에 따라 당신 뜻의 신비’(에페 1,9)를 고백한다. 성부께서는 세상의 구원과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사랑하시는 성자와 성령을 주심으로써 ‘당신 뜻의 신비’를 실현하신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신비’이다. 이 신비는 지혜롭게 정해진 계획에 따라 역사 안에서 계시되고 실현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를 ‘신비의 계획’(에페 3,9)이라고 부르며, 교회들의 전통은 ‘강생하신 말씀의 경륜’, 또는 ‘구원 경륜’이라고 부른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66)
‘교회’를 뜻하는 헬라어 ‘?κκλησ?α’(에클레시아)는 본래 ‘불러 모으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자신들이 이 신앙 공동체의 계승자임을 드러내는 의미이지요. 이를 좀더 신앙적으로 깊이 있게 표현하면 ‘교회’는 하느님께서 온 세상에서 불러 모으시는 당신의 백성이라고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든 계획 안에서 점진적으로 실현되어 가며 세상 마지막 날 성자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 완성될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 계획의 수단이며 동시에 목적이다. 창조에서 예시되고, 구약에서 준비되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활동으로 세워지고, 구속을 위한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로 실현된 교회는 성령 강림을 통하여 구원의 신비로서 드러났다. 교회는 지상으로부터 구원된 모든 이의 모임으로서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 (?) 교회는 이 세상에서 구원의 성사이고, 하느님과 인간이 이루는 친교의 표지이자 도구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778-780)
‘하나이고’(Unam) ‘거룩하고’(Sanctam) ‘보편되며’(Catholicam)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Apostolicam)은 교회의 네 속성이며 본질적 특성입니다. 이 속성들은 교회 스스로 지닌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주신 것이며, 교회가 이 특성들을 하나하나 실현하도록 사명으로 촉구하십니다.
교회는 하나입니다. 삼위일체이신 성부·성자·성령께서 한 분이시듯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하느님 백성인 교회는 본질상 ‘하나’입니다. “교회는 하나이다. 교회는 오직 한 분이신 주님을 모시고 있고, 하나의 신앙을 고백하며, 하나의 세례로 태어나고, 오직 하나의 몸을 이루며, 한 분이신 성령께 생명을 얻는다. 이는 오직 하나의 희망을 위한 것인데, 이 희망이 이루어질 때 모든 분열은 극복될 것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866)
교회는 거룩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성자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당신 신부로 삼아 사랑하시고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으며, 교회를 당신과 결합시켜 당신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성령으로 교회 안에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이에 교회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고, 교회 구성원들은 “성도들”(?γιους 하기우스, sanctos)이라 불립니다. 그리스도와 결합된 교회는 주님을 통해 성화되고, 성령을 통하여 주님 안에서 성화시키는 도구가 됩니다. 모든 성화의 수단은 ‘사랑’입니다. 흔히 교회를 “죄인들로 이루어진 죄 없는 교회”라고 표현합니다. 이 말처럼 교회는 완덕에 이르신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의 모범을 따라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해야 합니다.
교회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보편된 또 다른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온 인류에게 파견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보편성은 ‘선교’를 요구합니다. “교회는 신앙 전체를 선포하며, 모든 구원의 방법을 자신 안에 충만히 지니면서 이를 관리한다. 교회는 모든 민족에게 파견되었고,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건네며, 모든 시대를 포용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868)
교회는 사도로부터 이어 옵니다. 교회는 사도들 위에 세워졌기에 사도적입니다. 또 교회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고귀한 유산, 사도들에게서 전해진 말씀을 보존하고 전승합니다. 아울러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단을 통해 신앙과 생활에서 그 기원과 일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온다. 왜냐하면 ‘하늘 나라’ 또는 ‘하느님 나라’가 이미 교회 안에 존재하고 종말에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