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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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서도 긍정적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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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한 인내는 우리가 성장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구글 제미나이 제작


제10장 삶의 끝에서 – 죽음과 고통의 문제

전개 6. 고통의 의미, 육체적 고통


오늘날에는 죽음과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삶의 가치를 오로지 쾌락과 안락을 가져다주는 기준에서만 평가하는 경향이 만연한 이때에 고통은 참을 수 없는 좌절처럼 보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벗어나야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향해 열려 있는 삶에 갑자기 개입하는 죽음은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집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64항) 앞에서 말하였듯이 실제로 생명의 중단으로서 ‘죽음’은 그 자체로 어떤 좋은 것으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죽음은 다만 우리 인간의 삶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려줄 뿐이며, 고통은 우리의 몸이 지닌 나약함을 알려줄 뿐입니다.

그러나 비록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통과 죽음은 인간 삶의 필연적인 부분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삶을 고통의 바다(苦海)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의학의 발달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만들어졌고,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수많은 수단이 존재하지만, 고통과 죽음은 어떤 형태로든 어떤 순간이든 우리의 삶에 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서 고통과 죽음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삶의 일부로 고통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때, 고통 안에서 어떤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인간은 인격체이기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겪는 존재입니다. 곧 인간의 고통은 여러 가지 차원을 지니는 신비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육체적인 고통은 인간의 몸이 지닌 나약함을 알려주지만, 동시에 몸의 이상을 경고하는 역할을 합니다. 곧 육체적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 몸의 이상을 감지하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통은 우리가 몸에 무리를 가하지 않도록 해 줍니다. 물론 우리 몸이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하게 될 때, 특히 말기 환자나 임종기에 접어든 환자에게 통증은 무력하게 만드는 무거운 짐으로만 다가옵니다. 그러므로 말기 환자의 육체적 고통은 어느 정도 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육체적 통증만 보아도 분명 그것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심리학 용어 중 ‘낮은 욕구좌절 내성(Low Frustration Tolerance)’이 있습니다. 이는 불쾌한 느낌이나 자신의 욕구가 즉각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심리 상태를 뜻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낮기 때문에 조금만 힘들거나 불쾌하면 ‘도저히 못 참겠다’며 고통을 회피하려 듭니다. 이 상태는 유년기에 부모들이 아이가 부탁한 것을 별다른 반대 없이 제공하는 좋지 않은 훈육으로 인해 시작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유년기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고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여기는 태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통의 내성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되는 편리함을 누리고, 다가올 고통을 외면한 채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플렉스’나 ‘욜로(YOLO)’ 등을 가치 있는 삶으로 여기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시련이 닥치면 성장의 기회로 보기보다 내 삶에 있어서는 안 될 ‘불행’으로 치부해버립니다.

하지만 우리 인체는 상처가 아물면 굳은살이 박이고 새 살이 돋습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통해 근섬유를 찢는 고통이 있어야만 회복을 통해 단단하고 비대한 근육을 만들어낼 수 있듯이 고통에 대한 인내는 단순히 참으라는 강요가 아니라 우리가 성장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입니다.

개신교 신학자 윌리엄 펜은 ‘No Cross, No Crown(십자가 없이 왕관도 없다)’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매달리는 고통을 겪으셨지만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받아들임으로써 불편함을 견디는 힘을 기르고 고통을 마주하는 용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현재의 고통을 미래에 찾아올 단단한 행복으로 믿으며 삶을 이겨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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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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