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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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사라지는 귤나무 ‘먹어야 지킨다’

[지구밥상] <2> 귤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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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 과일이 내게는 귤이다. 외가가 제주였지만, 어린 시절 귤을 맘껏 먹진 못했다. 그러다 비행기로 물건이 오가면서는 귤이 선물처럼 집으로 도착했다. 그런 날은 삼 남매가 아랫목에 이불을 덮고 귤을 바구니째 까먹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면 어느새 손이 노랗게 물들었다. 그럼 서로를 바라보고 깔깔 웃던 어린 시절이 귤을 볼 때마다 떠오른다.

제주에서는 감귤·하귤·금귤 등 다양한 귤이 왔다. 예전 제주에선 집마다 하귤나무 한 그루씩은 키웠다고 한다. 그러나 쓰고 신 맛이 강한 하귤을 사람들이 더는 찾지 않으면서 모두 잘려나갔다. 반면 비슷한 맛을 가진 수입 과일 자몽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나마 지금 큰이모 집 마당에 하귤나무 한그루가 남아있는 이유는 엄마가 하귤을 좋아해서다. 지금도 큰이모는 엄마에게 하귤을 보낸다. 역시 ‘먹어야 지킨다’.

제주에선 언제부터 귤이 재배됐을까. 백제 시대부터 임금에게 진상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나라님께 진상되던 귀한 귤이 어떻게 모두의 과일이 된 걸까.

1902년 프랑스에서 사제품을 받자마자 한국으로 온 에밀 타케라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가 있다. 제주도에서 탄압으로 가톨릭교회가 와해 위기에 처한 시기, 재건을 위해 애쓴 신부였다. 타케 신부는 1911년 일본에서 활동하는 동료 선교사에게 왕벚나무를 선물로 보냈고, 답례로 온주밀감 나무 14그루를 받았다. 제주에서 본격적인 개량종 귤 재배가 시작됐다. 제주 서귀포시 면형의 집(홍로성당 터) 앞마당에는 감귤 시원지 기념비가 세워졌다.

그런데 지금 제주에서 귤 재배지가 줄어들고 있다. 귤 나무가 베인 자리에는 어김없이 키위 나무가 심어진다. 한국 키위 소비량이 증가하자 농민이 전체 지분을 소유한 뉴질랜드의 세계적 기업, 제스프리가 키위 재배지를 넓히는 것이다.

농민들이 귤이 아닌 키위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안정성이다. 아무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지만 농사를 지어보니 왜 이런 맘이 드는지 알 것 같다. 나야 농사 면적이 작아 농산물 판매에 대한 고민은 없다. 그러나 전업 농민들은 다르다. 생산과 가공·유통까지 책임져야 하니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다.

애써 가꾼 농산물 가격이 풍년에는 폭락해 애를 먹는다. 어떤 해는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는데 팔 농산물이 없어 속이 탄다. 농민들은 오랫동안 생산량을 맞추고, 재배할 작물을 조정해 농산물 유통 구조를 개선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스프리는 달랐다. 생산에서 공급까지 전 과정을 관리·감독하며 본사가 해마다 약속한 금액으로 전량을 사들였다. 유통과 마케팅도 직접 한다. 농민이 해야 할 일은 오직 키위 농사짓기뿐이다.

제주에서 귤 농사짓는 농민들도 안심하고 농사에만 전념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농정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이를 기억하며 겨울철 식탁에서 귤이 사라지지 않게 부지런히 먹자. 온주밀감은 11월 말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수확을 마치고 유통한다. 그러다 보니 1월엔 맛이 떨어진 귤을 만나기도 한다. 이럴 때 귤을 가지고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간식을 만들어보자. 귤 젤리는 만들기 어렵지 않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봐도 좋은 생활요리다.


레시피 - 귤젤리

재료
귤 5개, 한천 가루 1큰술

사전 준비
01 귤은 깨끗이 씻는다.
02 한천 가루를 준비한다.
03 믹서기와 젤리 만들 그릇을 준비한다.

조리 순서
01 귤은 껍질을 벗긴다.
02 믹서기에 껍질 벗긴 귤을 넣고 간다.
03 체에 받쳐 귤즙을 받는다.
04 귤즙에 한천 가루를 넣는다.
05 귤즙에서 한천 가루가 불도록 기다린다. (15분)
06 기다리는 동안 귤 껍질 1개는 안쪽의 하얀 섬유질을 제거하고 껍질만 준비한다.
07 준비한 껍질을 곱게 다진다.
08 귤즙을 담은 냄비를 불에 올려 끓인다.
09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다진 껍질을 넣고 불을 중불로 줄여 저어가면서 끓여준다. (5분)
10 준비된 용기에 귤즙을 부어준다.
11 시원한 곳에서 4시간 후면 새콤달콤한 귤 젤리가 완성된다.
12 살살 흔들어 그릇에서 귤 젤리를 꺼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13 접시에 예쁘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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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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