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인간의 한계 인식
끊임없는 물음과 초월 통해
궁극적 이해에 도달
초월 기법의 영성적 물음은 이성의 합리성을 넘어서 궁극적 이해에 도달하려는 치유의 마지막 단계이다. 인간의 삶과 존재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과 같으며,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우리 인식의 한계와 불완전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철학은 바로 이런 삶과 존재의 신비와 경이로움 앞에서 궁극적 지혜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철학적 지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인식의 막다른 골목에서 이에 굴하지 않고 궁극적이며 참된 진리를 얻고자 끊임없이 던지는 진지한 물음에서 발휘된다.
인간의 이해는 본질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지향되어 있다. 철학상담의 초월 기법은 ‘의미 전체에로의 지향성’, 즉 ‘의미의 초월성’에 기반한 자기 초월의 과정이다. 의미의 초월성은 의미의 개방성과 전체성에 근거한다. 의미는 결코 개별적인 사건 안에 폐쇄되어 있거나 단절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의미 전체와 절대적 의미를 향해 열려 있다.
우리는 이렇게 전체적이며 절대적인 것으로 지향된 의미의 초월성에 기반해 끊임없는 물음을 던진다. 개별적 혹은 부분적 의미는 의미 전체 안에서 밝혀지며, 그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초월 기법에서 감성(감정)이 물음을 촉발하는 계기요, 이성이 물음을 수행하는 원리라면, 영성은 물음을 끊임없이 지속하게 하는 원리이다. 물음의 지속적 원리로서의 영성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삶과 존재가 그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심연 속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심연 속에서 불가피하게 한계상황에 직면하며, 또 이해하기 힘든 사건과 마주친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유일한 가능성은 무엇보다 인간의 끊임없는 물음 실행에 있다. 이 물음 실행은 의미 전체로 열려 있으면서 그 안에서 개별 사건의 의미를 포착하려는 정신의 작용인데 바로 이것이 영성의 본질이자 힘이다. 영성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의미 전체와 절대적 의미를 향한 물음을 지속할 수 없다. 영성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게 하는 지속적인 힘이며, 자신이 마주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자 삶의 부정적인 경험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통합적이며 전인적인 삶으로 나가도록 돕는 치유를 위한 궁극적 힘이다.
초월 기법을 ‘영성 치유’로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초월 기법의 영성 치유는 종교적 신념이나 신비에 의존한 치유가 아니라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인식함과 동시에 끊임 없는 물음과 자기 초월을 통해 그 한계를 넘어서 궁극적 이해에 도달하려는 인간의 정신성에 기반한 철학상담의 고유한 치유 방법이다. 인간의 영성은 무엇보다도 무한성과 절대성을 자기 안에 함축적으로 지시하고 있는 물음 자체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인간은 정신의 끊임없는 물음 실행을 통해 내적으로 초월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것과 만나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이며 무제약적인, 절대적인 존재 지평에서 수행되는 물음으로부터 궁극적으로 존재 의미가 밝혀지며, 바로 여기서 인간의 삶에 활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치유를 가능케 하는 ‘존재 긍정’과 ‘존재 강화’로서의 존재 이해가 일어난다. 철학상담의 영성 치유는 우리를 절대적인 존재 의미로 이끌면서 ‘허무’가 아닌 ‘존재’로, ‘부정’이 아닌 ‘긍정’으로, 그리고 ‘무의미’가 아닌 ‘유의미’로 초대한다.
<다음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