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희년 선포 내용은 신약성경에는 루카복음에만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고향 나자렛 회당 예배 때 희년을 선포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은혜로운 해(희년)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희년은 일곱 번째 안식년 다음 해로 지정됩니다.(레위 25,8-55 참조) 그러나 실제로 희년이 실행되었다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뜻만큼은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다음 구절이 희년의 기본 정신을 잘 설명해 줍니다. “땅은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레위 25,23) 우리의 모든 소유는 영원토록 우리 것이 아니라 그분으로부터 한시적으로 위임받아 돌볼 뿐입니다. “너희 형제가 가난하게 되어 너희 곁에서 허덕이면, 너희는 거들어 주어야 한다.”(레위 25,35)
예수님께서는 희년 선포에 이어서 곧바로 그 희년의 성취를 선포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이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선포하신 예수님의 ‘궁극적 희년 선포’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희년의 성취(완성)는 어디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까? 예수님의 희년 선포에 뒤따른 루카복음 전체와 사도행전 전반에 걸쳐서 희년의 성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희년 선포의 첫 번째 성취는 회당에서 더러운 영(마귀)을 쫓아내시는 단락에서 잘 나타납니다.(루카 4,31-37 참조)
여러분은 희년이라고 하면 무엇을 생각하게 됩니까? 저는 여러 교우분으로부터 희년을 맞이하여 ‘전대사’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런 뜻깊은 은사도 좋지만, 희년의 참뜻을 마음에 새기는 일이 더욱 큰 축복이라고 봅니다.
레위기 25장에 보면 먼저 매 일곱째 날이 안식일, 일곱 번째 해는 안식년, 그 안식년을 일곱 번 지내고 이어지는 오십 번째 해를 희년으로 지내게 됩니다. 엿새에 걸쳐서 천지를 창조하신 주님께서 일곱째 날은 쉬십니다. 그날은 거룩한 날로 주님을 기억하며 일손을 멈추고 쉬면서 그분께 경배드리는 날입니다. 일곱 번째 해는 안식년으로 땅까지도 쉬도록 하고, 희년이 되면 땅도 되찾고 모두가 주님 축복 속에 새로 출발하도록 묶인 데서 풀려나는 거룩한 해방의 해입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1코린 6,2)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궁극적 희년을 어떻게 맛볼 수 있습니까? 먼저 치유의 말씀 안에서 맛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루카 17,21 참조; 마태 12,28 참조)
글 _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원로사목·성사전담, 성서주석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