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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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5주일 마태 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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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홀먼 헌트 작, ‘세상의 빛’ 1851~1853년



소문난 식당을 검색하여 줄을 서서 대기하면서까지 ‘먹고 싶게 만드는 맛’, 노을과 석양을 무대로 펼쳐진 장관을 관망하려고 일출·일몰 시각에 방문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보고 싶게 만드는 멋’이 있다. 적당한 양념을 배합한 조리 방식이, 적절한 조명을 지원한 관찰 각도가 맛과 멋을 돋운다. ‘맛’있는 음식, ‘멋’있는 풍경은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맛과 멋은 사치와 허영의 영역이 아니라 활력과 행복의 일부다. 일반적으로 음식과 경치에 적용되는 맛과 멋은 인간관계를 포함한 사회생활 전반에 반영될 수 있다. ‘맛’없는 관계는 지속되지 않으며, ‘멋’없는 모임과 조직에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 이 맛과 멋을 대표하는 주제어가 바로 소금과 빛이다.

‘맛’ 내는 양념의 기본은 ‘소금’이다. 양념 이외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소금은 세상 시작부터 존재하였다.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바다’(창세 1,10 참조)를 기점으로 소금은 피조물 ‘내부에’ 포함되어 있다. 생명체의 필수 구성 성분인 염분의 적정량을 조절함으로써 생명이 유지된다. 하느님은 ‘안에 있는 소금’(세상의 소금)으로 창조된 생명을 유지한다.

‘멋’ 내는 조명의 본질은 ‘빛’이다. 조명 이외에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는 빛은 세상 시작부터 존재하였다.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빛’(창세 1,3 참조)은 피조물 ‘외부에’ 위치하면서 사물을 비추고 사물을 통해 반사된다. 생명체의 성장과 생활에 필수 요소인 빛은 강약을 조절함으로써 생명을 보호한다. 하느님은 ‘밖에 있는 빛’(세상의 빛)으로 창조된 생명을 보존한다.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마태 5,13), “세상의 빛”(마태 5,14)을 각인시키는 복음 말씀은 그리스도인에게 세상 안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라는 소명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에 앞서 소금과 빛은 ‘우리 안팎에서 이미 존재하는 하느님’, 곧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 소금’, ‘우리 밖에 빛’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느님을 소개한다. 주 식재료 ‘안에’ 숨은 양념과 주 풍경 ‘밖에’ 숨은 조명이 맛과 멋을 내듯, 하느님은 ‘숨어 있는 방식으로’(마태 6,6 참조) 인생의 맛과 멋을 선사한다. ‘제맛을 잃어버린 소금’과 ‘함지 속에 놓인 등불’은 하느님이 전달하는 맛과 멋을 외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소금과 빛은 두 가지의 공통분모를 가진다. 하나는 고정된 형체를 취하지 않는 특성이다. 소금은 고체 형질로부터 변형하여 녹음으로써, 빛은 발광체로부터 분산하여 비춤으로써 자기 역할을 실현한다. 다른 하나는 균형 잡힌 정량으로 작용하는 특성이다. 소금과 빛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양념과 조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소금과 빛처럼 하느님은 ‘보이지 않게’(없는 듯이 있게), ‘적은 양으로도 깊고 세련되게’ 맛과 멋을 선사한다. ‘우리 안에 소금’처럼 있는 하느님을 통해 ‘사는 맛’이, ‘우리 밖에 빛’처럼 있는 하느님을 통해 ‘사는 멋’이 구현되면 좋겠다. 이 맛과 멋의 체험이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생명’(1요한 4,16 참조)이다.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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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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