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기도를 “아멘”으로 끝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도 끝에 아멘을 하지 않으면, 어쩐지 기도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아멘이 뭐길래 이렇게 자주 말하는 걸까요?
실은 아멘에는 여러 가지 용법이 있습니다. 일단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기도 끝에 하는 아멘을 살펴보겠습니다. 히브리어 아멘은 ‘믿다’라는 말과 같은 어원에서 나와 ‘견고함, 신뢰성, 성실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확실하고 유효하다’는 사실을 드러낼 때 쓰는 표현으로, 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혹은 “그렇습니다”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아멘은 성경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를 확인할 때, 하느님의 심판이나 저주에 대한 개인적인 확신을 표현할 때, 하느님을 찬양할 때 그리고 시편의 찬미가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신약성경에서도 주로 기도와 찬미의 끝에 아멘을 사용합니다. 서간을 보면 기도의 마지막을 아멘으로 끝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성 바오로 사도는 “그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초심자가 어떻게 그대의 감사 기도에 “아멘” 하고 응답할 수 있겠습니까?”(1코린 14,16)라며 신령한 언어의 잘못된 사용을 지적하기도 하는데요. 초대교회에서도 오늘날 우리처럼 교회 공동체가 모여 기도할 때 기도의 응답으로 아멘이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멘은 예수님도 자주 사용하신 말입니다. ‘예수님이 아멘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나?’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바로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라는 말씀에서 “진실로”로 번역된 부분의 원문이 사실 아멘입니다. 얼마나 많은가 하면, 마태오복음에서 30번, 마르코복음에서 13번, 루카복음에서 6번, 요한복음에서 25번 말씀하십니다.
특히 아멘은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진실로 진실로(아멘 아멘)”라고 아멘을 두 번씩 반복해서 사용하시는데요.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하느님의 진리에 바탕을 둔 권위가 있음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하느님을 “아멘의 하느님”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신실하신 하느님”(이사 65,16)으로 번역됐습니다.
무엇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아멘’이시다”라고 가르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65항)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그 많은 약속이 그분에게서 “예!”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합니다”(2코린 1,20)라고 말씀하시지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결정적 아멘이십니다. 아멘이신 예수님은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의 아멘을 받아서 완성해 주십니다.
기도 마지막에 반드시 아멘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아멘만큼 훌륭하게 기도를 마무리하는 말도 없을 것입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