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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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신앙체험수기] 심사평-인생의 페이지들을 담아

김금희(마리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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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올해의 생활수기들은 지난해보다 길어진 분량과 가톨릭 교리에 대한 자기 이해를 표현하려는 글들이 많았다는 인상이었다. AI를 통한 정보 접근이 쉬워졌기 때문일까 싶기도 했다. 사람의 실감, 종교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그 속에서 탄생하는 ‘삶’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려상 선정작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찾아서’는 조용한 선교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스스로가 그리스도인의 표양이 되어 생활하고 변화하면서 결국 주위사람들을 자연스럽게 하느님께로 이끄는 걸음걸음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역시 장려상을 받은 ‘무화과나무, 기적의 시간을 함께 살다’는 아픔 속에서도 길을 찾는 부부의 이야기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돌아보며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면서도 읽는 사람의 슬픔이 아닌, 삶의 의지를 자극한다.

우수상 선정작인 ‘아들의 선물’을 읽으면서 여러 번의 감동을 느꼈다. 자폐 증세를 가지고 있는 ‘라파엘’을 주위로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아간다’는 기적을 이룬다. 그 기적은 모두가 놀랄 어떤 것이 아니라 서로 돕는 삶이라는 아주 평이하면서도 위대한 기적이다. 수술을 앞두고 라파엘이 ‘아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마치 주님의 손길 같았다는 이 감동적인 고백의 선물을 읽는 사람들이 함께 나눠 가지리라 믿는다.

학교 법인상을 받은 ‘너는 이것을 믿느냐?’는 자기 안의 트라우마와 싸우는 일종의 ‘투쟁기’다. 현재의 많은 젊은 세대들은 ‘몸’에 앞서 ‘마음’의 안녕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외부 세계가 아프게 지나가면서 남긴 트라우마는 스스로 말할 용기를 지니지 못하면 내면 안에서 더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 ‘믿어라’보다 ‘믿느냐’라고 말을 건네면서 다가오신 하느님, 그리고 그 말을 쥔 한 청년이 점점 걸어나오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읽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는 심사위원의 고른 지지를 받아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긴 세월 동안, 갑자기 주어진 타인과의 인연을 이어간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심사평이 많았다. 이 글은 어떠한 과장이나 ‘극적 구성’ 없이도 지금의 ‘너’ 그리고 ‘오늘’을 받아안게 만든다. 위대하지 않은가. ‘엄마’라는 이름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 우리가 이 글을 통해 얻어야 할 바가 자명해진다. 희망과 실망과 기대와 안타까움, 인간으로서 느끼는 그 모든 한계를 넘어 한 아이를 한 어른으로 키워내는 일. 그 일상의 비범함. 우리는 뭔가를 더 이루어야 하는 ‘안타까운’ 존재가 아니라, 주님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기쁨의 존재라는 사실을 이 글이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주리라 믿는다. 자기 인생의 여러 페이지를 열어 보여주신 응모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수상자로 선정된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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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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