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5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회상식 더하기] 가톨릭교회는 ‘유월절’을 지키지 않는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종종 길거리에서 ‘유월절’을 알려주시겠다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요. 그 설명을 듣다 보면 ‘가톨릭교회는 유월절을 지키지 않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유월절’은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과월절’, 주교회의에서 발행하는 「성경」에서는 ‘파스카’라고 번역되는 이스라엘 민족의 축제를 말합니다. 우리에겐 파스카라는 말이 더 익숙하지요. 파스카(πασχα, Pascha)는 ‘거르고 지나가다’라는 의미로, 유월(逾越)·과월(過越) 모두 이 뜻을 한자로 옮긴 말입니다.


파스카 축제는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이집트 땅의 모든 맏아들과 맏배가 죽는 재앙을 내리실 때 어린 양의 피를 집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집에는 재앙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탈출 12,13)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탈출 12,14)면서 파스카 축제를 제정하셨습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이 파스카 축제에는 어린 양을 잡아 불에 굽고,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습니다. 심지어 허리띠를 매고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쥔 채 서둘러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런 예식을 한 기억이 없으실 겁니다.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바로 예수님께서 성찬례를 통해 파스카를 완성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수난 전 파스카 축제를 지내시면서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라 하시며,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마태 26,2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린 양의 피로 지내던 파스카 축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신 예수님의 피로 완성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듯 새로운 파스카 축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면서 당신이 다시 오실 때까지 이를 거행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교회는 성체성사를 특별히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주간 첫날, 즉 주일에 기념하고,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삼일, 특히 주님 부활 대축일에 더욱 장엄하게 거행합니다. 초대교회부터 신자들은 주일에 모여 기도하고, 또 주님의 만찬을 기념하며 성체성사를 거행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런 신자들에게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1코린 11,26)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사순시기를 통해 파스카 성삼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파스카는 단순히 기념일이나 축제가 아닙니다. 우리 역시 파스카를 통해 옛것을 버리고 새로 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기 때문입니다.”(1코린 5,7)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2-2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2. 25

이사 49장 6절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