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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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제주 양배추, 분홍빛 물김치로 피어나다

<18> SOS 양배추 물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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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활협동조합(생협) 조합원 카카오톡 단톡방이 자주 시끄럽게 울린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양배추가 오갈 곳이 없어 폐기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장님들의 호소 때문이다. 어쩌다 양배추들은 갈 곳이 없어졌을까? 친환경 유기농으로 농부들이 정성껏 기른 양배추는 갈 곳이 없어 1㎏ 한 통 4000원에 판매되던 것이 1600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밭을 갈아 엎어버리는 것보다는 조합원들에게 싸게 공급해 양배추가 버려지지 않길 바라는 농부님들의 마음과 정부의 농수축산물 할인제도가 겹쳐져 생겨난 가격이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관행농으로 키워진 양배추 1㎏ 하나의 가격도 최소 2500원에서 높게는 3000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농약과 비료 없이 친환경으로 기르느라 농부들이 애는 애대로 쓰고 제대로 된 시장 가격을 받지 못해 생산원가라도 건질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그런 이유로 매장 점장님과 활동가들은 한 통이라도 더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길 바라며 호소하고 있었다. 제주에서 겨울을 난 양배추는 달콤하고 맛이 좋다. 이 양배추로 무엇을 해야 사람들에게 흥미를 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비트를 넣어 예쁜 분홍빛깔을 내는 양배추 물김치를 만들기로 했다.

양배추 물김치는 소금으로만 만드는, 단순하지만 발효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김치다. 예전에 우리가 먹었던 김치들은 젓갈이나 순식물성 재료로 만든 김치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김치에 젓갈이 빠지면 안 되는 필수 재료인 것처럼 모두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젓갈 또는 다양한 생선, 해산물 혹은 고기를 넣은 김치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김치는 소금을 넣으면 발효를 시킬 수 있는 지혜로운 우리 반찬이다. 한국에 김치가 있다면 독일엔 양배추를 소금에 절인 사워크라우트가 있다. 전통 방식의 사워크라우트는 전체 중량의 약 2의 소금을 넣어 짭짤하게 만든다. 최근 저염 욕구들이 늘면서 소금량을 절반 정도 넣어 짜지 않고 아삭하게 즐길 수 있는 사워크라우트를 나만의 방식대로 만들었다.

양배추와 적양배추를 2대 1 비율로 넣어 섞어준다. 처음엔 보랏빛과 하얀빛이 함께 섞여 있다가 점점 보랏빛으로, 그리고 발효가 일어나면 예쁜 분홍빛을 띤다. 사워크라우트는 각종 샐러드에 간을 대신해 올려 오일과 식초만 추가하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 빵 위에 올려 오픈 샌드위치로 즐겨도 좋다. 요즘은 봄나물과 표고버섯, 사워크라우트를 올려 봄나물 비빔밥으로 즐기고 있다. 이렇게 양배추는 각양각색 변신하며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양배추는 천연 위장약으로 불릴 정도로 비타민 U가 풍부해 위벽을 보호하고 위궤양을 완화한다. 강력한 항암 성분인 설포라페인 또한 풍부하다. 식이섬유가 많은 양배추는 높은 포만감과 장운동을 도와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물김치와 사워크라우트를 만들 때 심지를 갈아 넣어주면 비타민 U가 가장 많은 부분을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양배추는 찬 성질의 채소이므로 소화력이 약하거나 체질이 찬 사람들은 날로 먹는 것보다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위에는 더없이 좋지만 이런 성질 때문에 장에는 복부팽만과 가스 참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속노화 식단으로 최근 유행한 양배추와 사과 샐러드가 좋은 이유는 찬 성질의 양배추와 따뜻한 성질의 사과가 만나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식품의 성질을 잘 알면 좋은 궁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멀리 바다 건너온 양배추가 우리 식탁에 잘 오를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분홍빛 꽃들이 떨어지는 봄날에 분홍 양배추 물김치를 담아 봄의 여운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레시피  SOS 양배추 물김치


재료 : 양배추 1통, 무 500g, 쪽파 50g, 마늘 10알, 생강 1톨, 굵은 소금(간수 뺀 것) 140g, 물 6ℓ, 비트 5쪽, 쌀가루 2큰술, 물 2컵.


사전 준비

1. 무는 껍질째 깨끗하게 씻는다.
2. 양배추는 통째로 흐르는 물에 씻는다.
3. 마늘은 미리 까거나 깐마늘을 사서 사용한다.
4. 냉동실에 얼려둔 생강을 사용했는데 생강이 없다면 생협에서 다진 냉동 생강을 사서 큐브 2개에서 생강즙을 내서 넣는다.
5. 비트는 껍질을 벗기고 모양대로 얇게 슬라이스 해서 5쪽 준비한다.
6. 쌀가루를 물에 풀어서 풀을 쑨다.


조리 순서

1. 양배추·무는 한입 크기로 잘라 김치통에 담는다.
2. 쪽파·마늘·생강도 적당히 잘라 넣는다.
3. 김치통(10ℓ 기준)에 물 6ℓ를 붓고 소금을 푼다.
4. 소금은 120g부터 시작해 우리 집 간에 맞춘다.
5. 비트 5쪽과 풀을 넣고 잘 섞은 후 김치통 뚜껑을 닫는다. 고운 분홍빛이 돌면서 입맛을 돋운다.
6. 실온에서 보관하고 이틀 후 뚜껑을 열고 확인한다. 거품이 올라오면 발효가 시작된 것이다.
7. 맛을 보고 익힘 정도를 판단해 냉장고로 옮긴다.


TIP

 채소를 따로 절이지 않고 바로 담그는 김치라 간단하게 담글 수 있다. 채소에서 물이 나오니 처음엔 간간한 정도로 맞추는  게 포인트. 폭 익으면 국수말이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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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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