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정권 붕괴 후 급격한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힘겹게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라는 희망을 전하고 나아가 오랜 세월 이국 땅 러시아에서 고생하며 살아온 우리 동포들을 복음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싶습니다.
서울대교구 사제로는 처음으로 2001년 3월 러시아 동시베리아교구 선교사로 파견돼 활동하다 일시 귀국한 이은형·이승철 신부는 2년여에 걸친 어학 연수와 사목 실습을 마치고 지난 6월 연해주에 있는 항구도시 나호트카 본당 사제로 함께 발령받았다 면서 빈곤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인들이 안고 있는 어려움들을 함께 풀어나가면서 그들과 하나되는 사목자가 되겠다 고 각오를 밝혔다.
미국땅보다 더 넓은 세계 최대 크기 교구인 동시베리아교구에는 30여개 본당(신자수 5만여명)이 있으며 대부분 외국인인 42명의 사제가 선교사로 사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두 신부 외에 작은형제회 사제 1명과 수사 1명 한국외방선교회 사제 2명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수녀 4명이 이 교구에서 활동 중이다.
러시아 신자들은 공산주의가 무너진 다음 종교 자유를 되찾게 된 것을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는지 몰라요. 아직도 1900년대초에 나온 기도서로 기도하는 그곳 신자들은 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감격스러워합니다. 사제에 대한 공경도 지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두 신부는 선교지의 특수한 여건을 고려해 나호트카본당에서 함께 일할 예정
이다. 두 신부가 부임함에 따라 블라디보스톡본당 관할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하는 나호트카본당은 별도 성전이 없어 아파트를 빌어 미사를 봉헌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독립된 전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첫번째 과제.
정교회의 화려함에 익숙한 러시아인들에게 성전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큽니다. 구색을 갖춘 성전 없이는 제대로 된 교회라고 인정받기가 힘든 거죠. 동시베리아교구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신자들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북한과 가까운 연해주는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물론 중국 조선족과 현지 고려인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독특한 지역으로 이데올로기를 떠나 하나된 민족 공동체로 화해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큰 곳이라는 게 두 신부의 설명. 이들은 일차적으로 현지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에 힘쓰겠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한민족 공동체의 일치와 복음화에도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러시아 선교에 영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한국교회는 수많은 외국 선교사들의 지원과 피와 땀에 힘입어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할 때입니다. 후원계좌: 외환은행 028-18-55121-8(예금주 이은형)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