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1일 경기 양평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대나무 공예를 하는 멋진 공예가이자 목수인 ‘구름’이 평생의 짝꿍을 만나 새 가정을 꾸리는 혼인 잔치에 초대돼 갔다. 예식장 결혼식이 아닌 친구들이 꾸미고 신부와 신랑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초대장을 제작해 결혼식장을 만들어갔다. ‘임농부’는 벌써 도착해 주차 안내로 분주했다.
구름은 ‘훈남’이라는 리트리버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날 훈남이는 멋진 나비 넥타이를 매고 구름의 결혼식에 함께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드디어 신랑·신부를 만난 순간. 너무나 아름다운 신부 구름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 선한 모습의 신랑이 나타났다. 서둘러 신랑·신부와 사진 찍고 결혼식장으로 옮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구름과 친구들은 결혼식장을 직접 꾸미고 하객들에게 줄 선물까지 준비했다. 친구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축가를 연습했다고 한다. 한 번밖에 연습을 못 했다고 고백했지만 축가는 너무나 완벽했다.
결혼 선물은 신부 아버지가 가꾼 모종을 작은 화분에 옮기고 화분을 천으로 둘러 예쁘게 만들었는데, 하객들이 앉을 테이블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그렇게 구름은 새신랑과 훈남이와 세 가족을 꾸렸다. 일 년이 지난 지금 구름의 가족은 넷으로 늘었다. 구름의 예쁜 아기 봄이가 봄날에 엄마·아빠·훈남이 집에 찾아온 것이다. 구름의 집에 주님 축복이 가득하고 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도한다.
감동이 가득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던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이 선물을 안고 돌아간 자리에는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딸기 모종 5개와 산마늘 모종 3개가 남아있었다. 나는 남은 모종을 가져가도 되는지 묻고 모두 챙겨왔다.
모종을 밭으로 들고 왔지만, 마땅히 모종을 심을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5월의 밭은 모든 씨앗과 모종이 자리를 잡고 난 터라 여유 공간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찾은 공간이 밭둑이었다. 밭에서 경사지어 내려오는 밭둑은 풀이 가득해 가끔 예초기를 돌리는 공간이다. 모종을 심기 위해선 우선 풀을 정리해야 했다. 풀을 모두 뽑아내고 흙을 섞어 밭을 만들었다.
딸기는 옆으로 퍼지며 번식하기에 간격을 두고 심어갔다. 물이 고이는 것을 싫어하니 배수에 신경 써야 하는데 경사진 땅이라 물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흐를 거라 안심했다. 다만 그곳은 밭 옆의 둑이라 풀만 무성해 예초기를 돌리는 날에는 딸기가 모두 없어질 판이었다. 이곳에 딸기가 있노라 표시하고자 주변 풀들을 모두 제거했다. 그 일 또한 만만치 않았다. 봄에 무섭게 자라난 풀들은 너무 힘이 셌고 뿌리는 땅속 깊이 내려앉았다. 마침내 풀을 모두 뽑고 딸기 심을 공간을 확보했다. 그렇게 딸기는 무사히 겨울을 나고 올봄 드디어 새로운 밭으로 옮겼다.
우선 새롭게 딸기를 옮겨심을 밭을 정돈하고 퇴비를 뿌려준 후 다음 주에 딸기를 옮기기로 했다. 뿌리가 흙에 잘 자리하도록 꼭꼭 눌러주며 딸기를 옮기다 보니 금세 한 이랑을 가득 채웠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딸기에 올망졸망 꽃이 피고 딸기가 달리기 시작했다. 초보 딸기 농사꾼이라 꽃을 솎아줘야 한다는 생각은 못 한 채 그저 피어난 꽃이 너무 황홀해 바라보며 예쁘다 말했다. 그리고 꽃들은 모두 열매를 맺었다.
당연히 딸기는 작았다. 하지만 맛은 예전 우리가 먹었던 새콤달콤함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그래도 따놓고 보니 바구니 수북하게 담겼다. 내가 밭으로 오지 못할 때는 ‘팀화요’ 동료들에게 딸기를 부지런히 따먹으라고 했다. 그래도 오늘 내게 한 바구니 정도의 딸기가 나왔다. 참 땅과 식물은 신기하다. 풀을 정리하고 심어두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번지고 겨울을 나고 때가 되면 다시 잎을 돋아주는지 정말 너무 신비롭다.
딸기의 제철을 겨울로 아는 사람들이 지금 계절의 노지 밭 딸기를 먹는다면 딸기는 물론 다른 작물 농사에 대해서도 여러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하며 새콤달콤한 딸기 국수를 먹는다. 노랫말에 나오는 5월은 ‘푸르구나’가 아닌 새콤달콤한 붉은 빛 딸기의 계절임을 기억하며.
레시피
재료: 우리 밀국수 400g, 딸기 500g, 비트 30g, 식초 3큰술, 설탕 3큰술, 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사전 준비
1. 딸기를 씻어 물기를 빼둔다.
2. 비트는 종이 포일에 감싸 오븐에서 200도 온도에서 50분 굽는다.
조리 순서
1. 냄비에 물을 올려 국수 삶을 준비를 한다.
2. 믹서기에 딸기, 비트와 양념을 모두 넣고 갈아준다.
3. 물이 끓으면 소금을 넣고 국수를 넣고 삶는다.
4. 물이 끓어오르면 찬물 1컵을 붓고 다시 끓기를 기다린다.
5. 4의 과정을 2번 반복한다.
6. 국수가 다 삶아지면 찬물에 헹군다. 전분 기를 잘 빼준다
7. 국수의 물기를 뺀 후 준비된 딸기 소스 반만 부어 버무린다.
8. 그릇에 국수를 담고 남은 소스를 부어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