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운 모래가 펼쳐지는 명사십리 해변을 품고 있고,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명주조개의 서식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오랫동안 탈핵 운동을 이어온 곳이라는 점이다. 1982년부터 44년간 핵발전소 예정지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직접 핵발전소 유치 결정을 막아낸, 대한민국 탈핵 운동의 성지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1999년에 세워진 원전백지화 기념탑이 있다.
이 아름다운 삼척에 포스코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석탄 화력발전소인 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었다.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바닷가에서 발전소까지 석탄을 실어나르는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되었고, 대형 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석탄 하역 부두와 방파제 등 대형 항만 구조물이 들어섰다. 이 구조물들이 동해안의 자연스러운 조류와 파도의 흐름을 가로막아 모래가 쓸려나가며 해안 침식이 심각해졌다. 깎여 나간 해안을 메우기 위해 공사장에서 나온 흙을 모래사장에 가져다 채웠고, 발전소 부지에서 나온 석회석 성분 등이 바다로 흘러들었다. 맑은 물과 깨끗한 모래에서만 사는 명주조개가 오염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집단 폐사하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곳에는 자신의 아름다운 고향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탈원전·탈석탄 운동을 이어온 이옥분(제르트루다) ‘삼척평화’님이 살고 있다. 아름다운 삼척 바닷가에 집이 있고, 그 집을 평화와 생명을 위해 활동하는 많은 이들의 쉼터로 내어주기도 했다. 이젠 오랜 운동으로 지친 자신의 몸을 돌보며, 노쇠해져 가는 친정어머니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주 금요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탈핵 미사에는 틈만 나면 참여하고 계신다.
삼척평화님의 집 대문을 열고 나서면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사람들은 흔히 나물은 산과 들에서 난다고 생각하지만, 바다에서 나는 ‘바다나물’도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해조류라고 부르는 것들이 바로 바다나물이다. 삼척평화님의 남편께서 자연산 톳을 채취한다.
삼척평화님은 오랫동안 탈원전 운동을 해오시며 일본에서 탈원전 운동을 하는 많은 친구와 우정을 쌓아왔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에서는 많은 분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 아픈 친구들을 위해 삼척평화님은 해마다 톳을 채취해 정성껏 햇볕에 말려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 작년에는 삼척 바다에서도 톳 채취가 어려워 일본의 친구들에게 보내지 못해 몹시 안타까워하셨다. 올해 다시 톳의 계절이 돌아왔고, 톳이 나오자 삼척평화님께서 내게 연락을 주셨다.
“올해는 톳이 잘 나오고 있어요. 보내드릴까요?” 삼척평화님이 내게 톳을 보내주시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작년에 ‘동그란 지구, 동그란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가 있었다.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 우리의 선택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교육이었는데, 그때 많은 분의 호응을 얻었던 것이 바로 톳 김밥이었다. 그 자리에 톳을 보내주신 분이 삼척평화님이셨다.
올해도 톳을 보내주셔서 톳 김밥은 물론 톳밥·톳무침 등 다양한 톳 요리를 만들었다. 톳은 바다의 불로초라 불릴 만큼 칼슘·철분·식이섬유가 풍부한 바다나물이다. 산과 들의 나물과 더불어 바다나물도 많이 즐기시길 바란다.
레시피
재료
톳 200g, 두부 1/2모, 소금, 깨 1작은술, 들기름 1큰술.
사전 준비
1. 톳을 깨끗이 씻는다.
2. 두부는 무거운 것을 올려 물기를 뺀다.
조리 순서
1. 끓는 물에 톳을 데친다.
2. 톳이 녹색으로 바뀌면 꺼내서 찬물에 헹군다.
3. 톳의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물기 빠진 두부는 칼등으로 으깬다.
5. 으깬 두부에 소금을 넣어 밑간한다.
6. 두부에 톳을 넣고 들기름, 깨와 함께 무친다.
7. 접시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