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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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진 피터팬 품는 네버랜드

[서효인 시인의 특별하고 평범하게] (29)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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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철 에세이 「안녕, 피터팬」이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뉴스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먼저 알려진 부자(父子)의 사연으로, 장애인 아들을 홀로 키우는 저자의 이야기다. 아니, 그보다는 아들을 홀로 남기고 떠나야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피터팬’은 저자의 아들을 뜻한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어린아이인 아들. 사회성 연령 2세. 자폐 스펙트럼, 중증 발달장애인⋯. 아버지는 이러한 말 대신 아들을 피터팬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피터팬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네버랜드를 꿈꾼다.

6개월 시한부, 죽음을 선고받은 아버지는 이러한 아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을 찾아 헤맸다. 그는 자신에게 닥친 죽음의 그림자보다, 그 그림자가 걷힌 후 홀로 뜨거운 세상에 남을 아들 걱정이 우선이었다. 장애인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이라면 가리지 않고 수백 곳에 연락하고 문의를 넣어봤지만 갖가지 이유로 아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떤 곳은 빈자리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했고, 또 어떤 곳은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했다. 공격 행동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입소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아들은 타인의 도움 없이 살 수 없고, 아들을 도와왔던 유일한 사람은 아버지인 작가다. 그것이 작가가 죽음 앞에서 더욱 필사적으로 삶을 찾는 단 하나의 이유이다.

피터팬은 네버랜드에 갈 수 있을까? 이 사연을 본 많은 사람이 성금을 보내왔다고 한다. 책의 인세 수익도 ‘피터팬 재단’의 설립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동화와 같은 해피엔딩을 그려봐도 조금은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와 같은 상황에 놓인 이가 오로지 작가 한 명뿐일까? 당연하게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당연하다고 생각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이들은 선천적·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다. 그중 심한 장애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 그 도움은 대체로 부모의 몫으로 남겨진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사람은 누구나 죽고, 장애인의 부모도 언젠가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장애인은? 세상 무수한 피터팬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죽는 것. 중증장애인의 부모가 꿈꾸는 죽음이라고 한다. 나의 죽음보다 그 죽음 이후의 내 아이의 삶이 더 두려운 것이다. 그 두려움에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연쇄가 개인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일까? 신이 그들에 벌을 내린 것일까? 불행 어린 운명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질문에 점점 더 인간다운 답을 찾아왔다. 그것이 연대이고, 사랑일 것이다. 다른 말로 사회 안전망이고, 복지 정책일 것이다. 부족하다면 더 채우면 된다. 그게 우리가 더 세심하게 찾아야 할 인간다움이다. 세상 모든 피터팬이 네버랜드를 찾길 바란다. 그 네버랜드가 피터팬의 부모가 죽음을 유예하고 끝내 찾아야 할 미지의 낙원이 아닌, 우리 이웃집 어딘가이면 더 좋겠다. 그게 나의 죽음 이전에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서효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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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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