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있던 한 교우가 미사 후 신자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다시 찾은 성당 “기쁨 넘쳐요”
가정방문 등 통해 250여명 잃은 양 찾아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어머니를 다시 만난 느낌입니다. 다시는 어머니 곁은 떠나지 말아야지요』
서울대교구 장안동본당(주임=임덕일 신부)이 본당 설립 25주년을 앞두고 7월 18일 쉬는 교우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를 통해 교회를 다시 찾게 된 김춘희(가타리나.76) 할머니는 자신을 이끈 서경순(아셀라.71) 할머니의 손을 꼭 쥔 체 몇 번이나 다짐의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장안동본당이 전농동본당에서 분가돼 나오면서 멈칫거리는 발걸음을 되돌리지 못해 결국 24년만에야 다시 성당을 찾게 된 김 할머니는 자신을 불러준 신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렇게 장안동본당이 마련한 「쉬는 교우를 위한 공동 고해성사 및 특별미사」를 통해 이날 새로운 삶의 기쁨과 희망을 찾은 이들은 모두 250여명. 한해 새 영세자가 120여명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장안동본당 신자들이 스스로도 놀랄 이런 기적을 체험하기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었다. 올 2월 쉬는 신자들에 대한 통계를 접한 후 잃어버리고 있던 형제들에 대해 새로 눈을 뜬 신자들은 곧 형제들을 찾는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장안동본당은 3월 한 달간 구역 반장을 중심으로 쉬는 신자를 비롯해 교적에 올라있는 2300여 세대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 파악부터 나섰다.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자는 뜻에서였다. 이어 4월 중순부터는 반별로 돌아가며 40일간 금식기도를 하며 금식으로 절약한 돈을 쉬는 형제들을 위해 쓰기로 해 3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6월부터는 매 미사 후 「쉬는 교우를 위한 기도문」을 바치고 쉬는 교우 가정에 대한 집중적인 가정방문에 나섰다.
가정방문을 이끈 지역분과장 서형일(마태오.47)씨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하느님과의 화해를 주선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방문을 통해 신앙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지속적인 만남과 인도로 빛을 본 것은 이날 행사였다.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20여년만에 교회를 다시 찾게 된 신자들은 미사 중 공동 참회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나는 기쁨을 체험했다.
장안동본당은 이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과 관리를 통해 쉬었던 신자들에게 신앙의 참맛을 전해줄 계획이다.
임덕일 신부는 『사람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힘으로 이뤄낸 기적』이라고 평가하고 『쉬는 신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무뎌진 신앙에 새로운 날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상덕 기자 sang@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