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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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두 신부의 생활속의 복음] 시간과 공간

연중 제28주일 마태 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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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작 ‘빛과 어둠의 분리’, 1512년.


창세기 1장은 빛으로 파생된 ‘낮과 밤’ 곧 ‘시간 창조’(1일 차)와 ‘하늘과 땅’을 구분한 ‘공간 창조’(2일 차)를 발단으로 ‘공간을 채우는 창조’(3~6일 차)를 도식적으로 기술한다. 공간을 마지막으로 메운 피조물 인간은 공간에 대한 권한과 사명을 부여받는다.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28절) 인간에게 공간을 위임한 하느님은 ‘시간을 축복하는 쉼’(7일 차)으로 창조를 일단락한다.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창세 2,3) 하느님의 세상 창조는 ‘시간→공간→시간(그날)’ 순으로 진행됐다.

첫 인간이 첫 공간 “동산”(창세 2,8)에서 추방된 후 ‘약속의 땅’(창세 12,1 참조)을 향한 여정을 개시한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탈출 3,8), “예루살렘”(2사무 5,13)으로 공간을 확장·이주하였고, 예수님이 선포한 ‘하느님 나라’를 종착 공간인 “새 땅”(이사 65,17), “새 예루살렘”(묵시 21,2)으로 염원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성부와 한 본체로서 만물을 창조”(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한 성자가 강생으로 ‘때’를 마련한 “새 창조”(갈라 6,15)는 ‘공간→시간(때)→공간(나라)’ 순으로 진행됐다.

이스라엘은 ‘창조를 완성한 시간’(그날)을 기념하는 축제를 통해 ‘새롭게 창조할 시간’(때)에 펼쳐질 “잔치”(이사 25,6)를 선취하려 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갱신·강화하는 축제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새 국면’(목적지)으로 도약할 희망을 품게 했다. 구약의 축제는 특정 여부에 기반하여 두 부류로 구분된다. ‘날을 특정한 축제’에는 시간 단위에 따른 안식일(7일), 초하룻날(1달), 칠월 초하루(1년), 안식년(7년), 희년(50년) 등이, 하느님의 구원 역사와 접목된 유목·농경 문화의 절기에 따른 파스카·무교절·초막절 등이 있었다. 반면에, 인생사에 기초한 혼인 잔치는 ‘날을 특정할 수 없는 축제’의 대표적 사례다. 신랑·신부가 결합하는 ‘때’(시간)를 기념하는 혼인 잔치는 “흰옷”(묵시 3,4)으로 추정되는 예복을 입고 ‘7일 동안’(창세 29,27 참조) 먹고 마시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장’(공간)을 형성했다.

‘날을 특정한 안식일을 상대화시킨’(루카 6,5 참조)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날을 특정할 수 없는 혼인 잔치’로 비유하신다. 혼인 잔치의 비유는 청자들을 ‘신랑·신부의 하객’(마태 22장) 관점에서 ‘등을 들고 신랑을 맞이하는 처녀’(마태 25장) 관점으로 인도한다. 나아가, 요한 묵시록은 “어린 양의 혼인 잔치”(19,9)를 통해 바오로 사도가 역설한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필리 4,12)을 어린 양 그리스도와 결합한 순결한 “신부”(22,17)의 모습으로 제시한다.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성찬 제정문)의 ‘많은’(many)을 ‘모든’(all)으로 해석하는 원칙에 근거하면,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 22,14)라는 말씀은 다음과 같이 풀이된다: ‘지나갈 시간으로 사라질 공간’에 사는 모든 이에게 ‘거룩한 시간으로 완성될 공간’이 열려 있지만, ‘현실 생업에 몰입’(마태 22,5 참조)하거나 ‘예복 없이도 허용된다는 허상’(마태 22,11 참조)에 현혹된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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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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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15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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