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생협에서는 매달 생산자 초청 강좌를 열고 있다. 10월에는 친환경 농산물과 우리 밀 등을 원료로 가공 식품을 생산·유통하는 네니아의 문영진 대표님을 모시고 강좌를 진행했다. 네니아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친환경 가공유통기업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재배도 어렵지만, 이를 가공하는 일은 한층 더 까다롭다. 자체 생산라인을 일일이 갖출 수 없어 주로 OEM(위탁생산) 방식을 이용하는데, 엄격한 재료 사양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 줄 공장을 찾는 일부터가 커다란 난관이다.
예를 들어, 만두를 OEM으로 생산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원재료 배합률’이다. 좋은 고기를 듬뿍 넣은 고기만두를 만들고 싶어도, 공장의 기계 설비 특성상 원재료 함량 중 고기는 최대 28까지만 가능하며 그중 비계가 최소 15는 들어가야 만두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기계가 만두소를 밀어내며 모양을 잡는 방식이라, 지방이 일정 비율 들어가야 소가 매끈하게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직접 전용 설비를 갖추지 않는 한, 공장 측의 생산 조건에 맞추어 만두를 만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김치만두는 어떨까? 우리가 집에서 만드는 김치만두는 푹 익은 배추김치를 넣어 만든다. 반면 시중에서 사 먹는 김치만두는 김치를 익혀 만든 소를 넣을 경우, 소비자가 만두가 쉬었다며 반품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시중 만둣집이나 공장에서는 배추와 채소를 절인 뒤 매운 양념만 더해 김칫소를 만든다. 우리는 그동안 이 만두를 김치만두라 먹어왔다. 사정이 이러하니, 시판 만두에서 예전 집에서 만들어 먹던 깊은 맛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원재료로 친환경 가공식품을 20년 넘게 만들어 온 네니아의 철학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사업 초기엔 잠들었다가 아침에 눈뜨지 않기를 바랐다고 할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셨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눈물이 날 뻔했다.
이 기업은 우리 밀 중에서도 무농약과 유기농 밀을 사용해 다양한 간식류를 만든다. 이 중 60 이상이 학교급식으로 들어가니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을 허투루 만들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원재료 확보부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해마다 7월이면 한 해 동안 사용할 밀을 수매해 창고에 보관한다.
밀을 창고에 보관할 때는 보통 훈증(Gas Fumigation) 작업을 거친다. 가스를 이용해 쥐나 바구미의 피해를 막는 소독 작업이다. 이 작업은 작업자에게 극도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기체 특성상 증발해 식품 자체에는 남지 않는다고 하지만 미량의 화학물질 잔류 가능성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네니아는 무농약·유기농 밀을 훈증 소독하지 않고, 오직 저온창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안전하게 관리한다.
또한, 더 많은 사람이 우리 밀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제품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반 자본주의 시장의 이윤 중심 가격 정책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유기농 밀로 만들어 급속 냉동 유통하는 ‘올리브 치아바타’ 빵은 생협에서 1봉에 4,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실온에서 30분만 해동하면 갓 구운 빵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생협을 통한 생산자와 조합원의 직거래 구조이기에 가능한 가격이기도 하지만, 우리 밀 보급을 확대하고자 하는 네니아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같은 친환경 가공식품 업체가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농민들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 밀 농사를 이어갈 수 있다. 이 선순환이 지속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우리가 우리 밀 제품 소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 노지 토마토가 있어 냉동 우리 밀 치아바타를 활용해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별다른 소스 없이 소금과 올리브유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하고 건강한 맛이 완성되었다.
레시피
재료: 네니아 소프트 올리브 치아바타
양파 1개, 토마토 1개, 무화과 3개, 호두, 감향초 사 과식초, 소금, 올리브유
사전 준비
1. 토마토, 양파는 깨끗이 씻어 둔다.
2. 무화과도 깨끗이 씻어 둔다.
3. 빵은 실온에 30분 전에 꺼내둔다.
조리 순서
1. 토마토, 양파는 소금과 올리브유를 뿌린 후 오븐이나 프라이팬을 이용해 구워준다.
2. 무화과는 4등분해둔다.
3. 치아바타 빵을 반으로 가른 후, 구운 양파와 토마토를 올린다.
4. 치아바타 빵에 무화과와 호두를 올린 후 감향초 사과식초를 뿌린다.
5. 샌드위치에 잘라둔 빵을 올려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