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CNS]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해 교황청 관계자들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거듭 지적하면서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교황은 15일 테러리즘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악이지만 한 국가가 단독으로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는 것은 평화를 증진하고 전쟁을 피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기구를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고 전쟁이 테러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날 시리아대사를 비롯해 바티칸 주재 각국대사 12명의 환영식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쟁을 분쟁을 해결하는 도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또 테러리즘은 용납될 수 없기에 교황청이 이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끊임없이 촉구해 왔다면서 국제법을 파괴하고 국가간에 존재하는 조약을 약화시키는 위험을 낳는 독단적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청 관계자들도 이라크 전쟁이 빨리 끝나고 후세인정권이 무너졌지만 교황청이 전쟁을 반대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면서 이라크 전쟁은 인류 안보를 증진시킨 것이 아니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교황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난 다음날인 14일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테러리즘과 관련한 우리의 두려움이 그대로 실현됐다 고 우려하면서 미국이 이번 이라크 전쟁을 예방적 전쟁 의 성공적 사례로 여길지 모르지만 교황청은 이번 전쟁이 그런 생각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유엔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회 잡지 라 시빌타 가톨리카 는 이달 중순 이라크 전후 문제에 대해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는 기사를 통해 이번 전쟁이 이라크와 세계에 심각한 상처 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 잡지는 이라크전의 가장 큰 희생자는 유엔과 세계 질서라며 미국의 단독 행위로 유엔과 세계질서는 조각났다 고 지적했다.
라 시빌타 가톨리카는 또 무엇보다 미국의 전횡으로 피해를 입은 국제법 체계를 다시 세우고 국제 관계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유엔의 역할을 다시 확립할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