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0주년을 맞은 부부들이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잡은 손에
지난 50년 세월 감사의 정 가득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저희 형제들 안 보는데서 엉엉 우시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희들 앞에서는 늘 명랑하시고 씩씩하게 생활하셨습니다…』
『10년 이상을 낡은 옷 한벌로 지내시면서도 저희들이 원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해주셨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5월 1일 서울대교구 마장동본당(주임=이영우 신부)이 금혼과 은혼을 맞은 부부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편지가 낭독되자 성당에는 낮은 술렁임이 일었다.
자녀들이 읽어주는 편지를 듣고 있던 박형서(75.알렉산델)-조한봉(71.비비안나)씨 부부의 얼굴에서는 적지 않은 세월을 돌아보려는 노력의 빛이 읽혔다.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올해로 결혼 50주년을 맞은 두 부부는 떨리는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마주잡고 결혼 당시로 돌아간 듯 잠시 회상에 젖는 표정이었다.
마장동본당 ME가 가정의 달을 맞아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박씨 부부와 같이 결혼한 지 50년이 된 부부 3쌍을 비롯해 25주년을 맞은 부부 3쌍이 함께 해 가정이라는 작은 교회를 이룰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 함께 한 박씨 부부와 김성완(베드로)-함복선(로사)씨 부부는 6.25전쟁 와중인 53년 4월 29일 같은 날에 결혼을 한 후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내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이를 낳을 때마다 기뻤다』는 부부들의 하나같은 고백이 이어지는 동안 눈물을 찍어내는 자녀들도 적지 않았다. 자리를 함께 한 친지와 본당 신자들은 성가정을 꾸려온 부부들의 삶을 통해 사랑의 고귀함을 되새기며 하느님의 은총을 기원했다.
이영우 신부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가정을 이뤄 오늘을 맞은 것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함께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이 하느님 사랑을 증거하는 일임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서상덕 기자 sang@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