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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파로호를 살리자.’
춘천교구 화천본당(주임 차흥길 신부) 신자들을 비롯한 강원도 화천군 주민들이 평화의댐 증축공사로 인해 죽어가는 파로호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자들과 주민들은 파로호 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여 4만2000여명으로부터 받은 1차 서명부를 지난 1일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 등에 전달하고 정부당국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서명운동은 차흥길 신부가 파로호의 생태계 파괴실태를 알리는 편지를 서울대교구 본당들에 보내 서명동참을 호소하는 등 화천본당이 앞장서고 있다.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조성된 파로호는 북한강 최상류의 청정 1급수 호수였으나 1987년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한 평화의댐 건설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수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로호는 평화의댐 아래에 있는 관계로 평화의댐 착공 직전 물을 일시에 빼내 생태계가 크게 파괴된 적이 있다. 이때 파로호의 토종 어족자원과 비경이 상당 부분 손실됐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그래도 댐 공사가 끝난 후 호수에 다시 물이 차면서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는 듯했으나 평화의댐 증축공사를 앞두고 2001년 11월 다시 물을 빼내는 바람에 그동안의 생태계 복원노력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평화의댐 피해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정종성(프란치스코 42)씨는 “어느 정도의 생태계 복원도 15년∼20년은 걸린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더구나 금강산댐으로부터 유입량이 차단되어 파로호가 사호(死湖)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로호는 상류로 올라 갈수록 바닥을 드러낸 채 말라 죽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물이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고깃배들은 예전의 수면이었던 산 중턱에 걸쳐 있고 물고기 부화지와 어패류 서식지는 흔적도 없이 파괴됐다. 이곳이 하루 1000여명이 몰려드는 국내 최고의 낚시명소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주민들은 특히 국가안보 논리에 막혀 그동안 피해보상도 요구하지 못한데다 낚시꾼들의 발길마저 뚝 끊겨 지역경제가 파탄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파로호 생태계 복원사업(인공 수초섬 설치 치어 방류 등) △주민피해에 대한 신속한 보상 △평화의댐 주변지역 정비사업 등을 정부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차흥길 신부는 “생태계 복원과 생계지원을 호소하는 강원도 산골주민 2만5000명의 목소리에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당국은 생태계 복원이라도 하루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틀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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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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