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6일 “무력사용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면서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자제할 것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주일 삼종기도 연설을 통해 이같이 촉구하고 이라크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회심 없이는 평화가 없다”면서 “그리스도께 당신 평화의 선물을 주시도록 기도와 회개에 매진할 것을 절박히 호소한다”고 밝히고 향후 며칠이 이라크 사태의 결정적 국면이 될 것이라며 “주님께서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게 용기와 통찰을 불어넣어주시도록 기도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교황은 또 이라크 지도자들을 향해 무력개입 소지를 없애기 위해 국제사회와 충분히 협력해야 할 시급한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고 유엔회원국들에 대해서도 “무력사용은 다른 모든 평화적 해결책이 고갈됐을 때에만 가능하다”면서 자제를 호소했다.
교황은 특히 자신이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체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전쟁이 결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평화를 촉구했다.
이달 초 교황특사로 부시 미대통령을 만나고 온 피오 라기 추기경은 이날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이 이슬람 세계에는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 국가와 벌이는 전쟁으로 보여질 것”이라며 “증오와 테러가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교황청은 14일 성명을 통해 교황청은 바그다드 주재 교황대사관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청 외교사절들은 그들이 파견된 곳의 사람들과 항상 가까이 남아있는 것이 교황청의 변함없는 전통”이라며 “무장세력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교황대사는 그곳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바그다드의 대사관을 폐쇄하고 철수하고 있다. 이탈리아 외교사절도 이달 초 이미 바그다드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