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역에서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주례로 조선교구 초대교구장 브뤼기에르(사진) 주교 서거 170주년 현양 대미사를 봉헌한다.
조선땅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열망 하나로 온갖 고난을 헤쳐나갔던 브뤼기에르 주교는 학식과 덕행을 겸비한 이상적 성직자이며 그가 아니었으면 조선교구 창립은 불투명했을 만큼 한국교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92년 프랑스 레삭에서 태어나 카르카손 대신학교를 졸업한 브뤼기에르 주교는 1815년 사제품을 받은 뒤 해외선교에 뜻을 품고 1825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다. 이후 태국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브뤼기에르 주교는 1829년 태국 방콕에서 주교품을 받았으며 1831년 9월 소칙서를 통해 조선 포교지를 조선대목구로 설정한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에 의해 초대 조선대목구장에 임명됐다.
태국 신학교 교수 시절부터 조선교회의 어려운 상황을 전해들은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에 성직자를 파견하지 못하는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겼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조선에 들어가 박해받고 있는 조선교회 신자들을 돌보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대목구장에 임명된 뒤 중국대륙을 횡단하며 조선 입국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뇌일혈로 끝내 조선땅을 밟지 못한 채 중국 마가자에서 1835년 10월20일 선종했다. 그의 유해는 모방 신부에 의해 현지에 묻혔다가 1931년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한국으로 옮겨와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마가자 신자들은 지금도 브뤼기에르 주교 빈무덤을 주교 묘소 로 공경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교구 개포동본당(주임 염수의 신부)은 올해 본당 설립 20주년을 맞아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사업을 펼치면서 지난 8월 중국 마가자를 방문해 브뤼기에르 주교 묘비와 현양비를 세우고 축복식을 가진 바 있다.
염수의 신부는 이번 170주기 현양 미사가 주교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분 뜻을 본받을뿐 아니라 성인으로 시성해 공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